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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의 가속화로 인해 수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와 생태계의 위기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Iqbal et al. 2020). 친환경 유기 농법에 있어서 잡초의 관리는 중요한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잡초 발생은 작물의 생산성을 낮추거나 해충의 발생을 초래하여 재배식물의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Pantovič and Sečanski 2023). 인공 화학물질로 만든 제초제 또는 인공 멀칭재 사용은 여러가지 환경적 오염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이고 안전한 잡초 방제법 모색이 중요하다(Abouziena and Haggag 2016).
제초 방법 중에서 토양 멀칭(mulching)은 재배식물의 생산 성을 높이고 잡초 제거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유기물 또는 생분해성 물질을 활용한 멀칭은 인공 재료보다 더욱 환경 친화적이며, 토양에 양분을 제공하거나 토양 수분을 유지하여 재배식물의 수분스트레스를 줄이는 이점이 있다(Kader et al. 2019). 또한 살충제 및 제초제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며, 목재의 잔여물과 같은 유기물 재료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농업의 생산성까지 올리기 때문에 더욱 경제적이다(Iqbal et al. 2020). 이러한 유기물 멀칭의 다양한 장점으로 인해 농업과 조경에서 경제적, 미적, 환경적 측면에서 잠재적인 활용 가치를 가진다(Chalker-Scott 2007). 유기물 멀칭재에 대한 연구는 솔잎, 참나무잎, 볏짚, 왕겨, 톱밥, 코코칩, 우드칩, 피트, 종이조 각 등 다양한 재료가 활용된 바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재배식물의 수확량을 증가시키고, 잡초의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보고되어 있다(Alptekin and Gürbüz 2022;Kazemi and Safari 2018;Lee et al. 2010;Lee et al. 2015;Park et al. 2004;Park et al. 2022).
국립수목원은 산림식물 조사, 수집, 증식, 보존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산림생물종 연구기관으로, 식물의 분류학적 특성, 현지외 보존 등의 목적으로 25개의 전문전시원을 조성하여 일반 방문객과 식물전공 전문가들의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Korea National Arboretum 2024). 또한 유네스코 생물권보 전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s)에 선정된 광릉숲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생태계와 생물자원이 잘 보전되어 있는 생물 공간이다. 이러한 국립수목원은 강도 높은 인위적 관리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관리와 잡초 방제가 필수적이다. 또한 전시원 관리에서 발생하는 식물성 부산물은 묵대, 잡초, 전정한 가지, 자연재해로 인한 도목 등으로 다양하며, 이렇게 발생하는 유기물은 연간 약 150톤에 이른다(Korea National Arboretum 2022). 따라서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산림유 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자연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자연 친화적인 전시원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국립수목원 전시원 내에서 5가지의 유기물 멀칭재 처리에 따른 잡초 억제 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러한 친환경 멀칭 소재 활용 및 적용에 대한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 방안 수립에 활용될 것이다.
재료 및 방법
잡초군락
멀칭재에 따른 잡초 억제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국립수목원의 주요 잡초인 쑥군락(Artemisia indica community)과 바랭 이군락(Digitaria ciliaris comminity)을 조사구역으로 선정하였다. 해당 구역은 국립수목원의 비개방지역인 외국수목원 (37°45′25″N, 127°09′47″E)에서 식재식물 없이 잡초군락이 우점하는 공간이다. 조사구는 1×1㎡ 면적의 고정방형구로 설정하였고, 쑥군락과 바랭이군락에 각각 무처리구와 멀칭 처리구를 설치하여 시간 경과에 따라 각 조사구의 잡초 발생 정도를 파악하였다(Fig. 1).
멀칭재 공시 재료
유기물 멀칭재는 활엽수 우드칩(broadleaf wood chip, BW), 침엽수 바크(conifer bark, CB), 갈참나무 낙엽(leaf litter of Quercus aliena, LQ), 메타세쿼이아 낙엽(leaf litter of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LM), 칠엽수 과피(pericarp of Aesculus turbinata, PA)를 사용하였다. 각 처리구에 사용된 멀칭재 두께는 5㎝로 설정하였다(Lee et al. 2010;Park et al. 2004). 사용된 유기물 멀칭재는 식물체 부위에 따라 모양과 물리적 특성이 다르며, 처리구에 사용된 멀칭재의 양과 무게도 달랐다(Table 1). 단위면적당 사용된 멀칭재 중 활엽수 우드칩이 52㎏으로 가장 무거웠고, 메타세쿼이아 낙엽이 2.2㎏으로 가장 가벼웠다.
조사 방법
쑥군락과 바랭이군락에서 2023년도 9월에 잡초를 예초한 후 조사구를 설치하여 각 유기물 멀칭재를 덮었다. 무처리구를 대조구(control plot, Con)로 하여 각 군락마다 하나씩 설치하였고, 멀칭 처리구는 군락마다 난괴법으로 3반복 설치하여 총 조사구는 32개이다. 조사구의 관측은 2023년도 9월~11월의 가을철 동안 5회, 2024년도 4월~6월의 봄철동안 5회로 총 10회의 온도 측정과 식생조사가 이루어졌다. 온도 측정은 오후 2시경에 지표 온도와 지중 온도를 측정하였다. 지표 온도(soil surface temperature)는 무처리구의 지표면과 멀칭 처리구의 멀칭재 표면 온도를 적외선 온도계(testo 810 temperature meter, Testo, Germany)를 이용하여 기록하였다. 지중 온도(soil subsurface temperature)는 초본인 잡초의 근권을 고려하여 지표 및 멀칭재 표면에서 지하 10㎝ 깊이의 토양 온도를 탐침형 온도계(acuba digital thermometer cs-101, Chosunshop, Kore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식생조사는 각 조사구에서 시기별로 나타나는 잡초 식물의 종조성과 피도를 기록하였다. 피도(coverage)는 1~9계급으로 구분되어 수리적 계산이 용이한 변환통합우점도(ordinal transfer value, Kim and Lee 2006;van der Maarel 1979)를 사용하였다.
식물상 및 생활형 분석
잡초 식물상은 ‘마지막 조사일까지 출현한 종’, ‘출현했다가 사라진 종’, ‘전혀 출현하지 않은 종’을 구분하였고, 각각은 명목척도로써 1, 0, -로 표시하였다. 식물종의 생태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라운키에르 생활형(Raunkiaer’s life forms)을 구분하였다(Lee 1996;Raunkiaer 1934). 라운키에르 생활형은 식물이 생육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휴면 방식을 유형화한 것으로, 일년생식물(therophytes, Th), 지중식물(geophytes, G), 반지중식물(hemicryptophytes, H), 지표식물(chamaephytes, Ch), 미소지상식물(nanophanerophytes, N), 소형지상식물(microphanerophytes, M), 대형지상식물(megaphanerophytes, MM), 수생식물(hydatophytes, HH) 및 착생식물(epiphytes, E)이 있다. 이 중 소형지상식물(M), 대형지상식물(MM), 수생식물(HH), 착생식물(E)은 본 연구에는 출현하지 않아 제외하였다. 생활형에 대한 출현 현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식물종 출현 빈도 및 피도를 조합한 지수인 NCD(net contribution degree, Kim and Lee 2006)를 산출하여 각 조사구의 전체 피도에 대입하여 비교하였다.
통계분석
멀칭 조사구의 환경변수와 잡초 억제 효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사용한 상관관계 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IBM SPSS ver. 25로 수행하였다. 변수로 채택된 비생물적 요소(abiotic factor)는 조사구별 지표 온도, 지중 온도, 단위면적당 멀칭재 무게를 사용하였고, 생물적 요소(biotic factor)는 잡초의 높이, 피도, 종다양성을 사용하였다. 이때 2023년도 가을철은 기온이 점점 낮아지는 기상현상에 의해 잡초 식물종의 피도와 종다양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으므로 멀칭재에 의한 잡초 억제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상관관계 분석은 2024년도 봄철의 자료만을 이용하였다.
유기물 멀칭재 처리에 의해 발생한 측정값의 차이는 R(ver. 4.4.1) 기반 RStudio(v2024.04.2+764)를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멀칭재 처리에 따른 피도 감소에 대해서 무처리구의 피도값과 멀칭 처리구의 평균 피도값을 단일표본 t 검정(one-sample t-test)으로 단측 검정(좌측)을 수행하였으며, 전체 피도값은 마지막 관측일인 2024년도 6월의 측정값만을 사용하였다. 멀칭재에 따른 토양 지표 및 지중 온도에 대한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분산분석(ANOVA)을 수행하였다. 분산분석은 데이터의 정규성(normality), 등분산성(homogeneity of the variances), 독 립성(independence)을 가정하여 수행하는 모수 검정방법으로 이를 만족해야 평균 비교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신뢰할 수 있다. 정규성, 등분산성, 독립성은 온도 데이터의 잔차(residuals)를 통해 각 Shapiro-Wilk test, Levene’s test, Durbin-Watson test를 이용하여 p>0.05에서 검정하였다. 가정을 만족하는 경우에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과 사후검정으로 Tukey-Kramer test를 p<0.05에서 수행하였다. 가정을 만족 하지 못하는 경우에 결과의 신뢰성을 위해 중위수(median)를 비교하는 비모수 검정방법인 Kruskal-Wallis test와 사후검정 인 Dunn’s test를 p<0.05에서 진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잡초의 피도 억제 효과
잡초의 피도 억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마지막 조사일(2024년 6월 3일)의 각 조사구에 대한 전체 피도를 비교하였다 (Fig. 2). 쑥군락에서 잡초의 피도는 갈참나무 낙엽(LQ) 50%, 활엽수 우드칩(BW) 56.7%, 칠엽수 과피(PA) 63.3%, 침엽수 바크(CB) 70%, 메타세쿼이아 낙엽(LM) 83.3%, 무처리구(Con) 90% 순으로 높아졌다. 멀칭 처리구의 잡초 피도 감소는 무처리구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Fig. 2A). 바랭이군락에서 잡초의 피도는 활엽수 우드칩(BW) 26.7%, 칠엽수 과피(PA) 31.7%, 갈참나무 낙엽(LQ) 33.3%, 침엽수 바크 (CB)와 메타세쿼이아 낙엽(LM) 40%, 무처리구(Con) 70% 순으 로 높아졌다. 멀칭재 처리에 따른 피도 감소는 활엽수 우드칩 (p=0.020), 갈참나무 낙엽(p=0.027), 칠엽수 과피(p=0.012) 처리구가 무처리구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2B). 이들 세 가지 멀칭재는 두 잡초군락 모두에서 잡초 피도가 낮은 순으로 상위 3위 안에 드는 재료였다. 멀칭이 잡초를 억제하는 기능은 멀칭재가 토양 표면에서 빛을 차단하여 잡초가 생육하거나 종자가 발아하는 것을 방지하는 물리적인 장벽을 형성하는 것이다(Abouziena and Haggag 2016;Chalker-Scott 2007;Mitamura et al. 2001). 이들 세 가지 멀칭재는 잡초를 억제하는 빛 차단 효과가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 결과에서 쑥군락은 멀칭 처리구의 잡초 피도 감소가 무처리구에 비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처럼 다년생 잡초가 이미 우점하고 있었던 토지에서는 멀칭재 처리만으로는 효과적인 잡초 방제가 어려웠다. 바랭이군락 또한 추가적인 관리없이 방치된다면 향후 잡초의 피도는 계속 높아져 결국 멀칭의 잡초 방제 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이렇듯 유기물 멀칭재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유기물 재료가 점차 부숙되어 분해되기 때문에 잡초 억제 효과가 일시적인 편이다(Chalker-Scott 2007;Jodaugienė et al. 2006;Lee et al. 2015). 따라서 유기물 멀칭재를 통한 효과적인 잡초 방제를 위해서는 우점 잡초의 종류와 특성, 적합한 멀칭재 보강 시기, 추가적인 관리 등 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잡초 식물상
전체 조사구에 출현한 잡초 식물종은 24과 42속 48분류군이며, 높은 빈도로 출현한 식물종은 쑥(Artemisia indica Willd.), 향모(Hierochloe odorata (L.) P.Beauv.), 호제비꽃(Viola philippica Cav.), 개망초(Erigeron annuus (L.) Desf.),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등이었다(Table 2). 쑥군락에 출현한 식물종은 총 37분류군, 바랭이군락은 29분류군으로 쑥군락의 종다양성이 더 높았다. 쑥군락은 쑥, 향모, 호제비꽃, 개망초, 괭이밥 등의 순으로 출현 빈도가 높았고, 바랭이군락은 쑥, 향모, 호제비꽃, 반하(Pinellia ternata (Thunb.) Breitenb.), 바랭이(Digitaria ciliaris (Retz.) Koeler) 등의 순으로 출현하였다. 조사 기간 동안 출현했다가 최종 조사일에 사라진 식물종은 호제비꽃, 괭이밥, 쇠뜨기(Equisetum arvense L.), 벼룩이자리(Arenaria serpyllifolia L.), 꽃받이(Bothriospermum zeylanicum (J.Jacq.) Druce) 등 28분류군이었으며, 이들 중 일년생식물(Th)이 50%에 해당하였다. 특정 멀칭재 종류에 따라 식물종의 출현이 억제되는 양상은 나타나지는 않았다.
일년생식물 가운데 개망초(E. annuus (L.) Desf.)는 지난 해 겨울에 발아하여 로제트(rosette) 모양의 근생엽으로 월동하는 동형 일년생식물(winter annuals)로 구분된다(Lee 1996). 본 연구 결과 개망초는 멀칭 처리에 관계없이 출현 빈도가 높았는데, 이는 겨울철의 낮은 온도에 대한 내성과 짧은 광합성 기간 동안에도 생존할 수 있는 동형 일년생식물의 생리적 특징을 가지며(Cici and Acker 2009), 성숙 개체가 1m 정도로 직립하여 자라기 때문에 멀칭재의 빛차단에도 효과적으로 방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생활형 분석
발생한 잡초 식물종의 생태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각 조사구의 생활형에 대한 피도를 비교하였다(Fig. 3). 쑥군락에서 무처리구는 지중식물(G), 일년생식물(Th), 반지중식물(H), 지표식물(Ch) 순으로 피도가 높은 반면, 멀칭 처리구는 대부분이 지중식물(G), 반지중식물(H)의 피도가 높고 일년생식물(Th)과 지표식물(Ch)의 피도는 낮았다(Fig. 3A). 여기에는 지중식물 중에서 향모(H. odorata (L.) P.Beauv.), 반지중식물 중에서 쑥(A. indica Willd.)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메타세쿼이아 낙엽(LM) 처리구는 일년생식물(Th)의 피도가 비교적 높았는데 개망초(E. annuus (L.) Desf.)의 높은 출현 빈도와 피도가 원인이었다.
바랭이군락에서 무처리구는 일년생식물(Th), 반지중식물(H)의 피도가 높았고, 지중식물(G)의 피도는 매우 낮았다. 그에 비해 칠엽수 과피(PA) 처리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멀칭 처리구는 반지중식물(H), 지중식물(G)의 피도가 높았고, 일년생식물(Th) 의 피도가 낮았다(Fig. 3B). 이는 쑥군락의 멀칭 처리구에서 나타난 잡초 출현 양상과 유사하며 지중식물인 향모(H. odorata (L.) P.Beauv.)와 반지중식물인 쑥(A. indica Willd.)의 빈도와 피도가 높은 결과도 동일하였다.
바랭이군락은 예초 전에 일년생식물인 바랭이(D. ciliaris (Retz.) Koeler)가 우점하였고 예초 후인 무처리구에서도 바랭이의 피도가 높았으나, 칠엽수 과피 처리구를 제외한 모든 멀칭 처리구에서 바랭이의 피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바랭이가 동형 일년생식물인 개망초와 달리 당해 연도에 발아하여 생활사를 마치는 일년생식물이기 때문에 멀칭 처리에 의해 발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칠엽수 과피 (PA) 처리구의 생활형 피도 구성은 일년생식물(Th), 지중식물 (G), 반지중식물(H), 지표식물(Ch) 순이었다. 다른 멀칭 처리구와 달리 일년생식물의 종다양성과 피도가 높은 이유는 직경 3㎝ 정도의 칠엽수 과피가 다른 멀칭재에 비해 공극이 크게 형성되기 때문에 일년생식물의 발아와 정착의 기회가 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의 잡초 생활형 구성 결과를 종합해보면 멀칭 처리는 일년생식물의 발생과 생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지중식물 및 반지중식물의 생육은 오히려 증가시키는 현상을 확인하였다. 멀칭은 일반적으로 식재 식물종의 생육을 돕고, 종자 발아와 묘목 생존을 개선하고 뿌리의 활착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가꾸려는 식재 식물종이나 제거 대상의 잡초 식물종을 구분하지 않고 적용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일년생 화단이나 채소밭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Chalker-Scott 2007). 또한 멀칭은 토양의 수분이 유지되고 식물의 뿌리 생장을 돕기 때문에 목본과 같은 다년생식물의 뿌리 발달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Wood et al. 1994). 따라서 이러한 멀칭의 효과를 이용하여 일년생의 잡초식물은 억제하고, 지중식물 및 반지중식물과 같은 다년생 식재식물의 생육을 관리하는 데에 활용이 가능하다.
잡초를 억제하는 환경 요인
조사구의 잡초 억제와 환경 요인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잡초의 생물적 요소와 멀칭재의 비생물적 요소에 대한 상관관계 분석을 수행하였다(Table 3). 지표 온도에 대한 잡초의 높이, 피도, 종다양성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 특히 잡초의 높이와 피도와의 상관관계는 유의미하였다. 이는 지표 온도가 높아서 잡초 생육이 억제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온도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멀칭재가 복사열을 흡수하여 토양의 온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멀칭재의 유무에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Walsh et al. 1996).
지중 온도와 멀칭재 무게는 잡초의 높이, 피도, 종다양성과 상관관계의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이 중 메타세쿼이아 낙엽(LM) 처리구에 사용된 재료의 무게가 가장 가벼웠고(Table 1) 억제된 잡초 피도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Fig. 2). 그러나 멀칭재 무게가 무거울수록 잡초의 생육을 억제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멀칭재 무게와 잡초 피도의 상관관계는 유의하지 않았다(Table 3). 따라서 잡초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멀칭재의 무게보다 재료의 크기 및 두께를 고려하여 지면에 도달하는 빛의 면적을 차단하는 물리적 효과(Abouziena and Haggag 2016)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판단된다.
멀칭 처리가 토양 온도에 미치는 영향
무처리구와 멀칭 처리구 간의 지표 및 지중 온도를 비교하였다(Table 4). 비교 검증을 위한 정규성, 등분산성, 독립성 가정을 검토한 결과, 지표 온도 중 2023년도 11월 15일(p=0.032) 과 지중 온도 중 2023년 10월 4일(p=0.006), 11월 15일(p=0.043)의 온도 데이터가 정규성을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온도 데이터들은 Kruskal-Wallis test 를 진행하였으며 그 외 온도 데이터들은 가정을 만족하여 one-way ANOVA를 수행하였다.
지표 온도는 2023년도와 2024년도 대부분의 시기에서 무처리구는 낮았고 멀칭 처리구는 높은 경향성이 나타났으며, 이 중 메타세쿼이아 낙엽(LM) 처리구가 가장 높았다. 2023년도 10월 17일, 11월 2일, 2024년도 4월 4일, 4월 17일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대부분의 조사일의 온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지중 온도는 2023년도에서 9월 21일, 10월 4일과 11월 2일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나, 무처리구와 멀칭 처리구의 특정한 경향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2024년도의 지중 온도 평균값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무처리구의 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데에 비해 멀칭 처리구의 온도는 모두 낮았으며, 특히 갈참나무 낙엽(LQ) 처리구의 온도가 가장 낮았다. 멀칭은 토양의 온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온도 완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Fraedrich and Ham 1982). 이러한 온도 완화 효과는 겨울철에는 토양을 따뜻하게 데워서 식물 뿌리의 생장을 촉진하고 동해를 방지하며, 여름철에는 지중 온도의 상승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Chalker-Scott 2007). 또한 여름철 지중 온도를 낮게 유지시킴으로 인해 토양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는 보습의 효과를 가져온다(Kader et al. 2019). 본 연구 결과 유기물 멀칭재 중에서 갈참나무 낙엽이 지중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이러한 결과를 미루어 볼 때 토양의 보습 능력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기물 멀칭재 처리는 인공 합성 재료에 비하여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이점이 있는 안전한 잡초 방제법이다. 그러나 유기물 재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는 소재로 잡초 억제 효과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식물 재료에서 유래하는 화학물질의 타감작용(allelopahty)이나 특정 병충해 발생으로 인해 재배식물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단점도 존재한다(Chalker-Scott 2007). 본 연구 결과에서 유기물 멀칭재 처리는 일반적인 일년생식물의 발생은 억제하였지만, 동형 일년생식물과 다년생인 지중식물 및 반지중식물은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했다. 특히 동형 일년생 잡초의 경우 4 월~5월과 9월~10월의 두 기간동안 출현이 집중되기 때문에 잡초 방제 시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Cici and Acker 2009). 이러한 잡초의 확산을 제대로 방제하지 못하면 재배식물의 수확량 감소 및 잡초 방제에 드는 비용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Abouziena and Haggag 2016). 따라서 멀칭 처리시 유기물 재료의 효과 지속 기간, 적합한 처리 시기와 투입량 및 동반되어야 할 추가적인 잡초 방제 방법 등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