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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절화를 비롯하여 분화, 정원 식재, 향장 원료 등으로 활용되는 세계적인 화훼로 중요한 산업작물이다(Rezanejad et al. 2023). 국내 장미 생산 현황을 보면, 재배면적은 226ha로 전체 절화류 재배면적의 19%를 차지하며, 판매액은 695억 원으로 화훼 총생산액의 33.6%를 점유하여 국화와 백합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절화 품목으로 자리하고 있다(MAFRA 2023).
최근 장미 품종의 갱신 주기가 단축됨에 따라 생산 농가에서는 삽목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문 육묘업체가 부족하여 대부분 절화 생산 온실에서 자가육묘를 실시하고 있다 (Park 2024). 그러나 절화 생산 온실은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부적절한 환경 조건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시기적절하고 품질이 우수한 삽목묘의 안정적인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Park 2025).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식물공장형 육묘 시스템 도입과 더불어 절화용 장미의 실내 삽목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소규묘 식물공장형 육묘 시스템의 주요 광원인 발광다이오드(LED)는 크기가 작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특정 파장의 선택을 통해 광질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Theparod and Harnsoongnoen 2022). 빛은 광합성의 에너지원일 뿐 아니라, 특정 파장이 세포 내 광수용체에 인식되어 광 형태형성, 생체시계, 운동 반응 등 생장과 개화를 포함한 다양한 생리 과정을 조절하는 주요 환경 신호로 작용한다(Shen et al. 2023). 식물공장형 육묘 시스템에서 에너지 비용은 총 생산 비용의 58%를 차지하며 생산 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낮은 광도 조건에서도 생리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 광도 및 적정 광질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Mun et al. 2025). 또한 품종 간에도 광 반응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광환경의 탐색은 매우 중요하다(Shin et al. 2023).
본 연구는 농가 수준에서 연중 안정적으로 고품질 장미 삽목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소규모 식물공장형 육묘 시스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상대적으로 낮은 광도 조건에서 다양한 LED 광질에 따른 삽목 효과를 조사하여, 실내 번식의 적합성을 평가하였다.
재료 및 방법
삽목 실험은 서울시립대학교 환경화훼연구실의 실내 환경제어 생산시스템에서 2024년 9월 6일부터 10월 17일까지 6주간 수행하였다. 식물 재료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절화용으로 육성한 스탠다드 장미 ‘Ruby Red’와 스프레이 장미 ‘Red Wing’ 를 해당 육성기관으로부터 제공받아 사용하였다. 삽수 채취는 절화 상부로부터 5매엽 기준 5마디 내에서 실시하여 마디 위치에 따른 topophysis 효과를 최소화하였다(Kim et al. 2021). 삽수 규격은 단경 삽목묘(single-node cuttings)로, 줄기 길이 6cm, 마디 1개, 소엽 4매(기부에서 가장 바깥쪽 소엽 제거)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절단면은 45°각도로 절단하였고 별도의 생장조절물질은 처리하지 않았다. 삽목은 개폐형 삽목상자(37×27.5×7.5cm)에 암면배지를 배치하고, 평균 3cm 깊이로 직삽하였다(Fig. 1).
광질 처리는 LED 디밍 시스템(HT20-RGB+FR+UV, Bissol LED, Korea)를 이용하여 백색광(white, W), 적색광(red, R), 녹색광 (green, G), 청색광(blue, B), 적ㆍ청색 혼합광(red:blue=7:3, RB)으로 구분하였다. 모든 처리구는 동일한 광량(60μmol·m-2·s-1)과 광주기(14h)로 조절하여 일적산광량(daily light integral, DLI)을 3mol·m-2·day-1으로 고정하였다. 삽목 환경은 평균 기온 22.9±0.8℃, 상대습도 97.0±3.2%로 유지하였고 저면 관수를 실시하였다. 삽목 6주 후 전체 개체를 대상으로 뿌리 및 신초 생장 특성을 조사하였다. 통계분석은 SAS 9.4(SAS Institute, Cary, NC, USA)를 이용하여 분산분석(analysis of variance)을 수행하였으며, 평균 간 비교는 Duncan의 다중범위검정(DMRT, 5%)으로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저광 조건에서 6주간의 광질 처리 결과, 두 품종 모두 신초 발생률은 청색광(B)을 제외한 모든 처리구(W, R, G, RB)에서 95% 이상으로 양호하였으나, B에서는 75~80% 수준으로 낮았다(Fig. 2). 발근율은 품종간 차이를 보였다. 스탠다드 장미 ‘Ruby Red’는 W, RB에서 100% 발근하였으나, R, G, B에서는 80% 이하로 낮았다. 반면 스프레이 장미 ‘Red Wing’은 B에서 95%였으며, 나머지 모든 광질에서 100% 발근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광질이 신초 발생 보다 뿌리 형태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시사하며, 특히 ‘Ruby Red’가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나타냄을 보여준다. 장미과(Rosaceae)에 속하는 자두 대목 ‘Saint Julien’의 기내 발근 연구에서도 광질이 뿌리 형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Nacheva et al. 2023).
광질별 건중량 비교를 통해 삽목묘 품질을 평가하였다(Fig. 3). 뿌리 건중량의 경우, 두 품종 모두 적ㆍ청색 혼합광(RB)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B에서 가장 낮아 2.2~2.4배의 차이를 보였다. 신초 건중량 역시 두 품종 모두 RB에서 가장 높았고, 품종에 따라 R과 B에서 가장 낮았다. 또한, 모체 잎(기존 삽수 잎)의 낙엽 현상 및 황화를 통해 삽목 기간 동안 광질이 삽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광질과 품질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Table 1). RB처리구에서 기존 잎이 가장 건전하게 유지되었다. 반면, W는 ‘Red Wing’ 품종에서 기존 잎을 가장 적게 유지하였고, ‘Ruby Red’ 품종에서도 G와 함께 가장 적은 수를 보였으며, 황화율 또한 두 품종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G의 경우, ‘Ruby Red’에서 황화율이 가장 높았으나 ‘Red Wing’ 에서는 오히려 황화가 발생하지 않아, 품종 간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적ㆍ청색 혼합광(RB)이 두 품종 모두에서 신초 및 뿌리 발생과 묘 품질 향상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적절한 비율의 RB 혼합광은 엽록소 함량 증가와 전자전달 능력 및 CO2 동화 속도 촉진을 통해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하며, 이로써 신초 생장과 뿌리 형성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자당(sucrose)의 생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Li et al. 2021). 이는 RB가 체리 대목과 동백나무의 부정근 발생을 촉진하였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경향이다(Iacona and Muleo 2010;Shen et al. 2022). 반면, 본 연구에서 청색광(B) 단독 처리구에서 신초 발생률이 저조했던 결과는, B 단독 처리가 국화, 토마토 등 특정 작물의 신초 생장을 억제한다는 기존의 보고와 유사하였다(Mortensen and Stromme 1987). 한편, 국화, 라벤더, 철쭉 등 일부 종에서는 R이 발근에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유효했던 RB 조건이 오히려 발근을 저해했다는 상반된 보고도 존재한다(Christiaens 2015). 이러한 결과들은 식물 종에 따라 삽목 번식에 적합한 광질이 상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삽목 번식 시 광도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크다(Mun et al. 2025). Schroeter-Zakrzewska and Pradita (2021)는 저광 조건에서 삽목묘의 생육과 발근이 충분히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소규모 식물공장형 육묘 시스템에서 에너지 효율적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광질의 효과를 한계 광도 수준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를 통해 에너지 효율적인 저광도 LED 광질 조건에서도 실내에서 장미 삽목묘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기존 관행적 온실 육묘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중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또한 에너지 효율을 한층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계 광도의 구명과 적정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