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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과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800속 25,000여 종에 달하는 매우 다양한 분류군이나, 지금까지 육종 및 재배 연구는 주로 심비디움(Cymbidium)과 호접란(Phalaenopsis) 등 일부 작목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분화 시장에서 품목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난 시장의 수요 확대를 위해 화형, 화색, 향기 등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신작목 도입과 재배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막실라리아(Maxillaria spp.)는 중남미를 중심으로 열대 및 아열대지역에 약 300여 종이 분포하며, 종의 형태와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고 대중적인 난으로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M. tenuifolia)가 꼽힌다. 이 난의 초장은 30~40cm정도이며, 계란형의 위구경(pseudobulb)을 가지고 있고 가늘고 긴 한 장의 잎이 달려 높은 관상 가치를 지닌다. 특히 개화 시 강한 코코넛 향기로 인해 ‘코코넛 난(coconut orchid)’이라고도 하고(Brian and Wilma 2004), 국내에서는 헤이즐넛 향이 난다고 하여 커피난으로 불리며 분화 소재로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는 중온성난으로 최적 주야간온도는 20~25/12~15°C범 위이며, 상대습도는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4~5월에 한시적으로 개화하여 출하되고 있다. 그동안 막실라리 아의 형태 및 분자생물학적 분류 연구(Whitten et al. 2007)와 화기 형태 및 수분 생태에 관한 연구 (Davies and Stpiczyńska, 2012;Stpiczyńska et al. 2004, Stpiczyńska and Davies, 2009)가 진행되어 왔으나, 산업화 및 소득화를 위한 재배생리 및 번식에 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난과 식물의 영양 번식은 조직배양이나 분주 혹은 삽목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며, Dendrobium속 등에서는 삽목을 통한 번식법에 대해 보고되고 있다(Colombo et al. 2015;Hartmann et al. 1997). 막실라리아의 번식에 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본 연구는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의 효율적인 삽목 번식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삽수 길이와 옥신 처리가 발근 및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은 2년생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Maxillaria tenuifolia) 식물체를 실험재료로 하였다. 삽수는 모위구경로부터 2-3번째 위구경(pseudobulb)을 포함하여 제조하였고, 위구경의 둘레와 엽장은 각각 평균 6cm, 43cm였으며, 2016년 10월 10일 위구 경의 기부로부터 0, 1, 2, 3cm 길이로 줄기를 절단하였다. 삽수 길이 0cm 처리는 위구경 기부를 절단한 것이며, 1~3cm 처리는 위구경 기부에서부터 각각의 길이만큼 줄기를 포함한다. 발근 촉진을 위한 옥신 처리에는 1cm 길이의 삽수를 이용하였고, 이 때 위구경의 둘레와 엽장은 각각 평균 6cm, 41cm였다. 옥신 처리를 위해 NAA(Naphthaleneacetic acid, Sigma-Aldrich, USA) 0, 50, 100, 500, 1000, 2000mg·L-1 용액에 삽수의 줄기 부분을 농도별로 1시간 침지한 후 삽목하였다. 삽목은 칠레산 수태(sphagnum moss)를 충전한 직경 10cm 플라스틱 화분에 실시하였으며, 삽목 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유리온실(북위 35°)에서 수태 표면이 건조할 때마다 저면 관수를 실시하였다. 온실내 환경은 평균 주/야간 온도 24/20°C, 상대습도 59%, 광도 104μmol·m-2·s-1로 유지되었다. 삽목 후 150일에 발근율, 뿌리 수, 뿌리 길이, 뿌리 직경, 위구경 직경, 지상부 및 지하부 생체중과 건물중을 조사하였다. 발근율은 전체 삽수 중 길이가 0.5cm 이상 되는 1개 이상의 뿌리가 발생한 개체 비율로 산출하였다. 건물중은 80°C 건조기에서 48시간 건조 후 무게를 측정하였다. 각 처리는 12개체씩 3반복 완전임의배 치법으로 배치하였으며, SAS 9.2(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고, Duncan’s multiple range test(P = 0.05)로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삽수 길이에 따른 생육 반응
삽수 길이에 따른 발근율은 82.7~95.8% 범위로 처리 간 유의차가 없었다(Table 1). 그러나 1cm 삽수에서 뿌리 수, 뿌리 길이, 뿌리 직경이 가장 높게 나타나 근권 발달이 우수하였다 (Table 1, Fig. 1). 지상부 생육에서도 1cm 삽수의 생체중과 건물중이 다른 처리구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Table 1), 이는 1cm 길이의 삽수에서 신속한 발근과 근권 형성을 통해 지상부 생육을 촉진한 것으로 판단된다(Kim and Kim 2015;Oh and Lee 2022). Sabatino et al.(2017)은 삽수의 길이가 발근율뿐 아니라 근권 및 지상부 생육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 난과 작목 중에서는 Dendrobium nobile에서 삽수의 절단 길이와 발근률 관계가 보고된 바 있으며(Colombo et al. 2015), 삽수의 저장 양분 차이가 근권 발달과 지상부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Solgi and Sahraei 2022). 본 실험에서도 양분을 보유하고 있는 위구경과 가까울수록 발근에 유리했을 것으로 판단되며, 다만 위구경의 기부에서 절단한 0cm 삽수의 경우, 줄기의 눈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근권 발달이 감소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막실라리아에서는 삽수 줄기 1cm정도에서 동화산물의 이용 효율을 높이면서 눈을 포함하여 신속한 발근과 신초 발달을 가능하게 함을 알 수 있다.
NAA 농도에 따른 생육 반응
발근 촉진을 위한 NAA처리 시, 농도 0~1000mg·L-1 수준에서 발근율은 89~100%로 통계적으로 유의차가 없었으나, NAA 2000mg·L-1에서 발근율이 78%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Table 2). 근권 발달을 나타내는 뿌리 수, 뿌리 직경, 지하부 건물중은 NAA농도가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증가하여 NAA 500mg·L⁻¹ 에서 최대로 높았고, 이후 농도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Table 2, Fig. 1). 이는 여러 관상 화훼에서 줄기 삽수에 NAA 200~500mg·L-1 처리가 발근 지표를 전반적으로 개선시키며 신초 유도에 효과적이라는 결과와 유사하였다(Lee et al. 2024;Lopez et al. 2017;Shekhawat and Manokari 2016). 그러나 NAA 2000mg·L-1에서는 근권부 발달 감소할 뿐 아니라 위구경 직경, 지상부 생체중 및 건물중이 유의하게 감소하여 지상부 생육이 저해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고농도 NAA가 오히려 발근과 신초 생육을 저해하는 전형적인 반응으로 생각되며, Mussaenda afzelii에서도 NAA 2000mg·L-1 처리에 따른 발근율 저하, 캘러스 과형성, 지상부 생육 감소가 관찰되었다(Ogbu et al. 2017). Ghimire et al.(2022)에 따르면 삽목 시 임계 농도 이상의 옥신 처리는 부정근 형성을 억제하고 과도한 세포분열로 캘러스를 형성하며, 활성산소의 축적과 에틸렌 합성을 자극함에 따라 ABA합성을 유도하여 뿌리 형성과 생장을 저해한다고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막실라리아 테누이폴리아의 효율적인 삽목 번식을 위해서는 위구경 기부로부터 1cm 길이로 절단한 삽수에 NAA 500mg·L-1를 처리하는 것이 발근율, 근권 생육, 신초 발달 측면에서 가장 우수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막실라리아의 상업적 대량 번식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