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국화(Dendranthema grandiflorum (Ramat.))는 장미와 함께 국내 절화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화훼 작목 가운데 하나다. 2023년 기준 절화 국화 재배면적은 296 ha로 국내 절화류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액 역시 389억 원으로 장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MAFRA 2024). 국화는 주로 삽목을 통해 번식하는 영양번식성 작물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국화 종묘는 삽수나 삽목묘의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국화 종묘업체 수가 제한적이고 경영규모 또한 영세하여 종묘의 안정적 생산 기반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삽수 채취를 위한 모주가 적기에 갱신되지 못하거나 갱신주기가 과도하게 길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결과 활력이 저하된 저품질의 삽수가 생산∙유통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화 재배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나 국화왜 화바이로이드 등의 감염으로 인해 정식 후 생육불량 및 개화 불균일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유통되는 국화 종묘의 품질을 관리하고, 저품질 종묘의 유통으로 인한 농가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량묘의 규격과 출하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화 종묘와 관련한 기존 연구는 우량묘 생산을 위한 모주관리나 삽수의 저장 기술, 또는 삽목묘 생산을 위한 육묘환경조절 등 주로 재배기술적 측면에 집중되어 있으며, 우량 삽수 또는 우량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자체는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지 않다(Choi et al., 2011;de Almeida and Pivetta, 2003;de Ruiter, 1993). Haase (2007)는 산림용 묘목의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 초장, 줄기의 굵기, 생체중, 줄기-뿌리 비율 등과 같은 외형적 특성을 반영하는 형태적 지표와 수분 및 탄수화물 함량, 뿌리 활력, 눈의 휴면 상태 등 묘목의 생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생리적 지표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형태적 품질이 묘목의 생리적 상태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재배환경에 대한 생리적 반응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초장과 줄기의 굵기는 묘목의 품질을 구분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신뢰성 높은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화 삽수의 유통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형태적 품질 특성으로 판단되는 삽수의 길이와 굵기가 삽목묘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고, 국화 삽수의 품질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사용한 삽수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소재 국립한 국농수산대학교 비닐하우스에서 재배 중인 스탠다드 국화 ‘백강’ 으로부터 채취하여 이용하였다. 삽수의 길이와 굵기가 발근 및 삽목묘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하여, 삽수의 길이는 기부에서 정아까지의 길이를 기준으로 3cm(L1), 5cm(L2), 7cm(L3), 9cm(L4)의 네 수준으로 조제하였고, 삽수 굵기는 삽수 가장 아래 마디 부위의 굵기를 기준으로 1.9mm(T1), 2.6mm(T2), 3.3mm(T3)의 세 수준으로 구분하여 처리하였다. 삽목은 삽수 기부에 루톤(Dongbu Rootone®, Dongbu Agrotech, Seoul, Korea)을 분의처리한 후, 원예용상토(Baroker®, SeoulBio,Eumseong,Korea)를 충진한 105공 플러그트레이에 실시하였다. 발근 상태는 삽목 후 2주간 주 3회 실시하였으며, 매 조사 시 처리구당 7개체를 대상으로 발근 여부를 조사하였다. 또한 삽목 21일 후에는 처리구당 20개체를 대상으로 초장과 엽수, 뿌리수, 뿌리길이, 생체중 등 주요 생육특성을 조사하였다. 삽수 조건에 따른 정식 후 생육 및 절화의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삽수 굵기별 세 수준으로 육묘하여 발근이 완료된 삽목묘를 40×80×35cm (W×L×H) 크기의 플라스틱 상자에 원예용상토(Baroker®,SeoulBio,Eumseong,Korea)를 충진한 후, 10×10cm 간격으로 처리별 18주씩 3반복으로 정식하였다. 정식된 개체는 광도, 일장, 온도 등의 환경제어가 가능한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기후변화교육센터 인공기상챔버에 배치하였다. 챔버 내 재배환경은 주간 광량을 최대 800 μmol⋅m-2⋅s-1 수준으로 유지하였으며, 온도는 주간 28℃, 야간 18℃로 설정하여 관리하였다. 일장은 정식 후 4주간 16/8시간(주/야)의 장일 조건으로 유지하였고, 이후 생식생장 유도를 위해 12/12시간 단일조건으로 전환 하였다. 생육조사는 정식 후 매주 2회 초장을 측정하였으며, 만개한 시기에 절화 수확 후 절화장과 줄기직경, 엽장, 엽폭, 마디수, 꽃의 직경, 생체중 등 생육 및 개화특성을 조사하였다. 발뢰소요일수는 단일처리한 날로부터 꽃눈이 관찰되기 시작한 날까지의 일수를 측정하였고, 개화소요일수는 꽃이 40%정도 개화한 날까지의 일수를 측정하였다. 삽수 굵기의 규격기준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임의 채취한 460개의 삽수를 5cm 길이로 조제한 뒤 달관조사 방식으로 굵기를 평가하여 세 수준의 굵기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에 포함된 삽수 개수의 비율을 산정하였다. 이후 모든 삽수의 실제 굵기를 캘리퍼를 이용하여 측정하고 측정된 값을 내림차순으로 정렬한 다음, 정렬된 자료에 달관조사 에서 도출된 비율을 적용하여 삽수를 다시 세 그룹으로 재분류하 고, 그룹별 삽수 굵기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기반으로 삽수 굵기에 대한 규격기준 범위를 설정하였다. 통계분석 및 유의성은 SAS 프로그램(SAS 9.1, SAS Institute Inc.,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 하였고, 처리평균간 비교는 Duncan의 다중검정(p=0.05)으로 분석하였다. 정식 후 일수에 따른 국화 초장 신장에 대한 회귀모델은 sigmoidal 함수(3 parameter)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스탠다드 국화 ‘백강’의 삽수 길이별 시간경과에 따른 발근 상태를 비교한 결과, 삽목 9일 후 3cm와 7cm 길이의 삽수에서 가장 먼저 발근이 시작되기는 하였으나 개체별로 차이가 심해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삽목 12일 경과 후에는 삽수 길이에 상관없이 모든 처리구에서 발근이 시작되었고, 삽목 16일 후에는 조사한 모든 개체에서 발근이 시작되었다(Fig. 1A). 삽목묘의 초장은 삽수 길이가 길수록 길게 나타났으나, 삽목 이후 생장한 길이는 1.5~1.6cm 정도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삽목묘의 엽수와 생체중 등의 지상부 생육특성 역시 삽수 길이가 길수록 크게 조사되었으나, 삽목 전후의 증가량은 엽수의 경우 0.7~0.9개, 생체중은 0.9~1.0g 정도로 처리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뿌리 수와 길이 역시 22.1~24.7개, 3.2~3.6cm 정도로 처리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1).
우량묘 생산을 위한 삽수의 길이는 작물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제시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적정 길이보다 짧은 삽수는 내생 탄수화물과 옥신을 포함한 발근관련 생리활성 물질들의 함량이 낮아 발근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Palanisamy and Kumar, 1997). 그러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3~9cm의 삽수의 길이에서는 발근 및 삽목묘의 지상부 생육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스탠다드 국화 ‘신마’에서 5cm 삽수의 발근과 생육이 가장 우수하였으며 (Roh and Yoo, 2010), ‘백마’에서는 5~7cm 내외로 삽목하는 것이 발근과 생육에 효과적이었고(Yoo and Roh, 2009), ‘백 선’에서는 5~11cm의 길이에서 발근과 생육에 차이가 없었다는 선행연구의 경향과도 부분적으로 일치한다(Yoo and Roh, 2012). 일반적으로 삽수 길이는 종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형태적 지표로 간주되지만(Haase, 2007), 국내 유통 삽수의 일반적인 길이 범위 내에서는 품질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삽수의 길이는 품질 규격의 핵심적인 요소라기보다 유통 단계에서 표시해야 할 규격정보로 활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
스탠다드 국화 ‘백강’의 삽수 굵기별 시간경과에 따른 발근 상태를 비교한 결과, 삽목 9일경부터 발근이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T1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근율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삽목 16일 이후에는 조사한 모든 개체에서 발근이 완료되어 삽수 굵기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Fig. 1B). 삽 목묘의 지상부 생육은 초장과 엽수에서는 처리간 차이가 없었으나, 생체중과 뿌리수, 뿌리길이 등 지하부 생육에서는 T1에 비해 T2와 T3 그룹에서 더 양호한 생육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스탠다드 국화 ‘백선’, ‘신마’, ‘백마’에서 굵은 삽수가 얇은 것에 비해 발근과 생육을 촉진한다는 기존 보고와도 일치하며 (Roh and Yoo, 2010;Yoo and Roh, 2009;Yoo and Roh, 2012), 굵은 삽수일수록 내생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발근이 유리해지고 그로 인해 지상부 및 지하부 생육이 향상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Veierskov,1988). 또한 삽수 굵기별 삽목묘를 정식하여 수확된 절화의 생육특성을 조사한 결과, 절화장, 마디수, 줄기굵기, 생체중, 엽장 및 엽폭 등 대부분의 형질에서는 처리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2). 다만 정식 후 초기 초장신장률이 굵은 삽수일수록 높게 나타났으며(Fig. 2), 단일 처리 이후 개화소요일수와 꽃 직경은 T3 그룹에서 각각 43.9일 과 12.2cm로 가장 짧고 크게 나타났다(Table 3, Fig. 3). 이러한 결과는 스탠다드 국화 ‘정운’에서 삽목묘의 소질이 본포에 정식한 후의 절화의 생육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보고와도 일치하는 결과로(Hwang et al., 2007), 삽수 굵기는 국화 삽수의 품질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형태적 특성지표로 활용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임의 채취한 460개의 삽수를 대상으로 삽수 굵기에 대한 규격기준 범위를 설정하기 위한 기초 분류를 실시한 결과, 얇은 그룹은 141개(30.7%), 중간 그룹은 224개(48.7%), 굵은 그룹은 95개(20.6%)로 구분되었다. 이후 달관조사로 얻어진 그룹별 비율을 기초로 실제 측정한 삽수의 굵기를 3:5:2, 2:5:3, 3:4:3 의 비율로 적용하여 그룹별 삽수 굵기 분포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분석한 결과, 삽수 굵기에 대한 규격기준을 2.0mm 이하, 2.0~2.9mm, 2.9mm 이상 등 세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Fig. 4). 그러나 대량으로 삽수를 취급하는 유통 과정에서 굵기를 직접 측정하기는 어려워 삽수의 품질을 신속하고 직관적으로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5cm 길이의 삽수에서 삽수 굵기와 생체중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두 요인 간에는 높은 정의 상관관계(r2=0.73)가 확인되었으며, 이를 통해 생체중(g) =0.39×삽수굵기(mm)+0.29의 회귀식을 도출할 수 있었다(Fig. 5). 이는 삽수의 생체중이 삽수 굵기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체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의 결과는 스탠다드 국화의 우량묘 규격 설정과 품질평가 기준 마련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