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한국산 오리엔탈 백합은 꽃과 잎이 비교적 크고, 화형이 화 려하며 향이 좋아 일본의 수입 백합 중 한국산이 2000년 44.6%에서 2010년 95.2%로 크게 확대되었다(Park and Kwon 2010). 그러나 최근 일본 경제 침체와 엔저에 의해 절화 백합 의 대 일본 수출이 감소하였고, 해결방안의 하나로 한국산 절 화 백합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들 수 있다(Lim et al. 2016). 한국산 절화 백합에 대한 일본 내 소비인식의 하 락원인 중 하나는 일본 내에서 생산되는 백합에 비해 불량한 절화 품질이며(Kim and Kim 2015), 일본으로 수출되는 국산 절화 백합의 품질 저하의 원인으로 수출 시 수송환경의 불량 을 뽑을 수 있다. 절화 백합은 소비지에서 봉오리 상태를 유 지할 때 상품가치가 높으나 국산 백합의 경우, 수출을 위한 수 송단계에서 상온 노출, 온·습도 등 물리적인 악조건과 부적 절한 취급 관리가 절화 품질 저하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 다. 절화는 모체에 있을 때와는 달리 수분, 양분, 호르몬 등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취급 및 수송에 있어 외부환 경이 매우 중요하다.
국산 절화의 수확 후 저장 및 유통 과정은 수송 과정에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량의 증가로 체내 물질의 소비가 증가 되어 노화가 촉진된다(Sebanek 1992). Ranwala and Miller(1998) 는 절화 백합의 잎 황화는 암조건 저장과 고온과 저온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선박 수출 시 3~5일 간의 수송 기간 동안 온·습도 환경의 변동이 심해 미개화 및 조기노화 등 상품의 품질, 균일성과 신선도 유지에 문제가 발생하며 이와 같은 품질저하로 인한 손실량은 약 10~50%에 이른다(Lee and Lee 2015).
절화백합은 수확 후 수송환경에서 광합성을 유지하는데 제 약을 받기 때문에 수확단계에서 식물체의 탄수화물 수준을 높 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확 후 절화 품질은 조기개화 및 미개화와 같은 품질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탄수화 물 수준을 높게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광조건이 필요하며, 특 정 광원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다양한 작물별 로 이루어지고 있다(Paek et al. 2002). 특히 LED(발광다이오 드, Light Emitting Diode)는 단색광 조명이 가능하고 열을 적 게 발산하며 식물체에 최적의 파장을 생산하여 파장별로 식물 체 처리 효과를 검정할 수 있다(Lee 2010). 또한 특정 단색광 을 이용하여 광합성 촉진, 개화조절, 착색증진, 당도 및 사포 닌 증가, 곰팡이 발생 억제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Bang and Kim 2012). 추가적으로 UVA 보광 시 청색이나 적색 LED 단용 처리보다 아스코르빈산 함량이 증가하였고(Brazaityte et al. 2015), 엽록소 함량과 안토시아닌 함량 증가에 효과적이며 (Li et al. 2012), 파이토케미컬 함량 증가에 효율적이라고 보 고되었다(Lee and Kim 2016). 체내 탄수화물 함량을 유지하 기 위해서는 수확 후 적절한 광조건 하에서 식물체를 저장 및 수송해야 한다. 그러나 광환경이 식물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연구는 파종, 정식, 생육, 개화단계 등의 분야에 한정 되어 있고 수송 과정에서의 광환경이 절화 품질에 미치는 영 향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Paek et al. 2002). 따라서 본 연 구는 수출 시 수송 과정에서 UVA + LED 처리가 절화백합 ‘Siberia’의 품질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저장·수 송 과정별 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재료와 처리내용
공시재료는 2017년 1월에 제주 농가에서 재배한 오리엔탈 백합 5륜화인 ‘Siberia’를 사용하였으며, 이 때 절화장은 75cm 로 절단하고 잎은 첫 번째 꽃봉오리 아래 3매 만을 남기고 모 두 제거하였다. 수출 전 농가수준의 전처리는 증류수(대조구), Chrysal SVB(Chrysal International, Netherlands) 1 tablet/3L 사용하였고, 절화는 1L의 증류수와 전처리제가 담긴 원형화병 (높이 40cm, 지름 10cm)에 2본씩 처리당 3반복하여 10시간 동안 침지시켰다.
전처리 후 모의 수송방식은 습식수송이었으며. 모의 수출환 경은 기 보고된 봄철(2016년 3월)과 여름철(2016년 9월)의 수출 환경 자료를 기준으로 수송단계를 구분하였다(Lim et al. 2017). 수송 구분 단계는 수확 후 전처리, 전처리 후 수송, 수출 전 저온 저장, 선박 수송, 일본 물류센터, 일본 경매장, 경매 이후 단계로 나눠 온도와 습도 조건을 유지하였다(Table 1). 전처리 후 수송부터 일본 물류센터로 이동하는 과정(72시간)에서 포장 박스 내의 광조건은 대조구인 암상태(증류수, Chrysal SVB 단용 처리)와 처리구인 UVA + Blue LED(448nm), UVA + Red LED(634nm과 661nm)를 처리하였다. 일본 현지 도소매 시장으 로 이동 후의 광조건은 주야를 12시간씩 교대로 하였으며 낮동 안의 광도는 15μmol·m-2·s-1, 주간온도 24.7±0.4℃, 야간온도 19.6±0.4℃ 습도는 23.5±0.1%의 환경에서 수행되었고, 일본 수 출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실험은 환경이 조절되는 생육상에서 실시하였다. 모의 수출환경 과정에서 절화 품질 및 수명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분석
봄철과 여름철의 전처리 이후 일본 수출시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기 개화율을 조사하였으며, 일본 도착 후 소매단 계에 도달한 시점에서 증류수를 이용해 절화 품질과 수명을 조사하였다. 이 때 개화율, 화뢰장폭, 상대 생체중, 상대 흡수 율, 절화수명, 엽록소 함량, 화색 등을 조사하였다. 절화수명 은 전체 꽃의 2/3이상 시들어 관상가치를 상실한 시점을 기준 으로 하였고, 상대 생체중은 초기 생체중에 대한 일별 생체중 의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상대 흡수율 또한 초기 생체중에 대 한 일별 수분 흡수량의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엽록소 함량은 2일 간격으로 줄기 기부에서 1, 2, 3번째 잎을 chlorophyll meter(SPAD-502, Minolta, Japan)로 측정하였고, 화색은 개화 된 꽃을 대상으로 분광 측색계(CR-10 Plus,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L(lightness ; black = 0, white = 100), a(red = + value, green = - value), b(yellow = + value, blue = - value) 를 비교하였다(Choi et al. 2014).
통계분석
통계분석용 프로그램인 SAS package(statistical analysis system,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USA)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 분석을 실시한 후 각 처리간의 유의성은 DMRT(Duncan’s new multiple range test) 5% 수준 으로 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는 수출 시 수송 과정에서 UVA + LED처리가 절화백 합의 품질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저장·수송 과 정별 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하였다. 봄철과 여름철 수확 후 일본 경매장에 도착하기까지 103시간이 소요되었다(Table 1).
일본 현지 경매일인 4.5일 시점에서의 개화율은 봄철은 모 든 처리에서 0%였고, 여름철 증류수처리는 3.3%, Chrysal SVB + UVA + Blue LED처리가 3.3%, Chrysal SVB + UVA + Red LED 처리는 10%로 봄철에 비해 여름철에 조기개화가 진행되 었다(Table 2). 이를 통해 경매단계까지의 조기개화율은 전처 리제의 사용이나 보조광원 처리의 효과보다는 온도환경이 절 화 품질 유지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수확 후부터 경매단계까지의 꽃의 크기는 화뢰장의 경우 여름철 Chrysal SVB 단용처리가 125.8%, Chrysal SVB + UVA + Blue LED가 118.3%로 나타났고, 화뢰폭은 증류수 처리가 126.4%, Chrysal SVB 단용처리가 123.7%로 화뢰장·폭 모두 봄에 비해 여름철에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상대 생체중은 모든 처 리구에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10일 째부터 감소하였다(Fig. 1). 여름철 상대 생체중은 증류수 처리, Chrysal SVB 단용처리와 Chrysal SVB + UVA + Blue LED 처리는 8일, Chrysal SVB + UVA + Red LED 처리가 6일째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였 다. 수분 흡수율은 수확직후부터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하다가 8일째 급격한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그 후 봄철에 비해 여름철 의 수분 흡수율이 급격히 감소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봄철의 절화수명은 Chrysal SVB + UVA + Blue LED 처리가 25.3일로 가장 높았으며 전처리제를 사용하지 않은 증류수 처리보다 5.5~7.3일, Chrysal SVB 단용처리보다 1.5~3.3일 연장된 것으 로 확인되었다. 여름철의 절화수명은 Chrysal SVB + UVA + Blue LED 처리가 20.0일, Chrysal SVB + UVA + Red LED 처 리가 18.0일로 보조광원 처리를 하지 않은 증류수와 Chrysal SVB 단용처리의 16.0일에 비해 2~4일 연장되었다(Fig. 2). 이 러한 결과는 수분 흡수량과 상대 생체중의 감소가 절화수명 단 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Suh and Kim(2004)의 연구결과와 유 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식물의 청색광에 대한 반응은 기공운 동, 유전자 활성화, 색소 생합성, 세포 내 엽록체 운동 등을 포 함하는데, 실험 결과, Chrysal SVB + UVA + Blue LED 처리에 서 절화수명이 연장된 이유는 공변세포에서 청색광 반응에 대 한 신호전달 연쇄반응에 의해 기공이 열려 다른 처리에 비해 광합성을 통한 동화산물이 축적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SPAD 값은 계절별 처리간 유의차는 없었으나, 대부분의 처 리에서 줄기하부로 갈수록 SPAD 값이 떨어졌고, 황화되면서 마르는 현상이 나타났다(Fig. 3). 절화백합은 수확 후 적절하 지 못한 저장조건, 잎의 노화 등에 의해 잎의 황화를 촉진시킨 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지만(Choi et al. 2014), 이러 한 현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잎들이 황화되면서 처리간 유의적 차이는 거의 없었다.
결과적으로 모의 수출환경에서 LED 처리가 절화 품질과 수 명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봄철에 비해 여름철의 수송 환경이 개화불량에 영향을 미치며 기존 절화보존제 처리뿐만 아니라 LED 광원을 추가 처리함으로써 화뢰크기, 잎의 엽록 소 함량, 꽃의 건전성 등과 같은 절화 품질과 수명이 향상된다 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UVA + Blue LED 처리가 가장 효 과적이었는데, 청색광에 대한 식물의 생리학적 반응은 광범위 하기 때문에 수송 시 보조광원 조사가 절화 품질에 미치는 영 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