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2020년 국내 화훼 재배면적은 4,299ha이며, 그 중 절화류는 1,224ha로 전체면적의 28.5%를 차지하고 있다(MAFRA 2021). 그 중 절화 거베라(Gerbera jamesonii)는 2020년 재배면적이 23ha, 총 판매금액이 56억 원 정도가 되며 장미, 국화, 카네이 션과 같이 국내 주요화훼 작물 중 하나이다(MAFRA 2021). 특 히 다양한 화색과 더불어 꽃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행사 장식 용이나 화환 선물용 꽃바구니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Lim and Oh 2011). 일반적으로 거베라는 화경이 큰 특징 때문에 수 확 후 물올림이 불량할 경우 꽃목굽음 현상이 발생하며 (Abdel-Kader and Rogers 1986), 수확 후 수분 흡수가 되지 않는 거베라는 절화수명이 단축되어 관상가치가 사라지게 된 다(Lim and Oh 2011). 절화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는 관상가치를 올려 줄 수 있는 절화수명으로(Lee et al. 2019),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절화(장미, 국화 등)를 구매하고 자 할 때 보편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항목 또한 절화수명이 선 택되었다(Lim et al. 2014). 따라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증 진시키고 품질과 관상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절화수명연장제 의 연구는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절화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은 식물 자체의 에틸렌 발생(Nam et al. 2011), 줄기 절단부의 미생물 증식으 로 인해 도관이 폐쇄되어 발생하는 수분흡수의 불균형(Lee and Kim 2013; Lee and Oh 2011)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한 모본에서 분리되어 탄수화물을 비롯한 여러 영양분과 호르 몬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절화수명이 단축된다(Ko et al. 2015). 때문에 절화수명연장제의 필수조건은 탄수화물 및 영 양분을 공급하고 에틸렌가스 억제, 절화의 절단부에 증식하는 미생물의 살균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를 활용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데 에틸렌 발 생 및 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연구된 물질은 aminooxyacetic acid(Fujjno et al. 1980), silver thiosufate(STS)(Veen 1979), 1-methylcycopropene(1-MCP)(Serek et al. 1996) 등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STS는 Ag+가 들어있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여 사 용에 제한을 받는 실정이다(Park et al. 2011). 미생물 증식억제 하는 방법으로 절화수명을 연장시키는 물질은 8-hydroquinoline sulfate(8-HQS), NaOCI(sodium hypochlorite) 등이 이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 8-HQS는 폐기과정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 처 상업적이용이 제한되고 있으며(Lee and Kim 2013), NaOCI는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지만 고농도의 NaOCl이 인 체에 가해지면 생체 조직에 대한 독성이 증가한다(Kim et al. 2000). 따라서 항균력이 있으면서 안전한 절화수명연장제를 생산할 필요성이 있다.
화훼선진국가인 네덜란드, 미국 그리고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Chrysal International BV와 Floralife Inc.는 절화수명연 장제를 개발 및 상업화를 했을 뿐만 아니라 꽃이 피는 단계별 로 적합하도록 고도화 되어있다(Rabiza-Swider et al. 2015). 국내에서는 심비디움에 Chrysal과 Floralife를 처리했을시에 수명연장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품종 ‘그린허니’의 경우 절화수 명 종료까지 고품질로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Kim et al. 2017). 또한 Chrysal과 Floralife 제품은 절화 백합 ‘Woori Tower’의 수 출을 위한 연구(Lee and Oh 2020), 관상식물 암대극(Euphorbia jolkinii Boiss.) 절화수명 연구(Song et al. 2019) 등 많은 연구 에서 사용되며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Chrysal의 성분은 상태 유지에 필요한 탄수화물 공급원과 살균제 등이 포함되어 있 는데(Lee and Oh 2019), 이 성분은 인체에 유독하여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으며(Missouri Poison Center 2020), 이러한 성분은 독성이 있어서 식품 포장 시스템에 이 용할 수 없다는 결과가 있다(Sadeghi et al. 2019). 그러므로 인체에 독성이 낮은 천연 절화수명연장제 개발은 필수적이다.
황련(Coptis salisb),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 치자 (Gardenia jasminoides)는 한방물질로 이용되어 왔으며, 항균력 또한 우수한 것으로 연구되어 있다. 황련의 주성분인 berberin 은 다양한 세균 용혈연쇄구균(Streptococcus agalactiae), 흉막 염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폐렴쌍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콜레라균(Vibrio cholerae), 탄저병균(Bacillus anthracis)에 대한 항균효과가 있다고 보고 되어 있다(Jang et al. 2017). 관중은 식물병원균인 사과나무 부란병균(Valsa canker) 과 식품부패관여균(Bacillus subtils, Staphylococcus aureus)에 대한 항균효과가 보고된 연구가 있으며, 특히 ethanol 추출 물이 온도 및 pH에 대한 높은 안정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 라 모든 세균에 대해서 항균력이 가장 효과적이었다(Kim et al. 2006;Kwak et al. 2000). 치자 열수추출물 또한 대장균 (Escherichia coli)을 포함한 그람 양성균 4종에 대해서 강한 항균력을 보였으며, ethanol 추출물은 Candida albicans와 같 은 곰팡이 균에게 항균력을 나타냈다(Park et al. 1992). 따라 서 본 연구진은 황련, 관중, 치자 ethanol 추출물의 절화수명 연장 효과를 알아보고자 절화류 장미, 리시안셔스, 금어초, 튤 립, 다알리아, 스토크 등 6종에 대해 선행연구를 진행한 결과, 범용성이 있는 농도 조건을 구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거베 라에 대해 황련, 관중, 치자의 각 추출물의 혼용처리시 상승효 과 및 단용처리 효과를 검토하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천연추출물
본 연구에 사용된 천연추출물은 황련(Coptis salisb), 관중 (Dryopteris crassirhizoma), 치자(Gardenia jasminoides)이며, 모두 70% EtOH으로 72시간 암상태로 침지한 뒤 회전농축증 류기(N-1200A, EYESA, Korea)로 농축시킨 분말을 사용하였 다. 천연추출물을 이용한 절화수명연장제 처리구는 총 7종류 로 설정하였으며 그 중 단용처리구 3종류, 혼용처리구 4종류 로 하였으며, 각 처리구의 농도는 선행연구결과에 따라 효과 적이었던 농도를 기반으로 정하였으며, 모두 증류수에 농도 별 로 분말을 첨가한 뒤, 총 용량은 300mL로 조절하였다(Table 1).
절 화
화형이 스파이더 형태인 절화용 거베라 ‘Garden Ghost’를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농가에서 직접 채화하여 실험실로 운송하였다. 개화단계와 재배조건이 동일한 절화를 선별 한 뒤 절화장을 40cm로 재절단하여 사용하였다.
실험방법
천연추출물 7종류 처리구와 대조구 2종류로 설정하였으며, 처리구는 6반복으로 설정하였다. 대조구는 시판 중인 Chrysal Professional 2(Post Harvest treatment, Chrysal International B.V., Netherlands) 5mL·L-1과 Floralife® Flower Food Clear 300(Oasis Post-Harvest Products, Smither-Oasis Co., Ltd., USA) 10mL·L-1 용액을 사용하였다. 절화는 화병당 1송이씩 꽂은 후에, 식물생장상(VS-91G09M-1300-0, Vision Scientific Co., Ltd., Korea)에서 절화의 수명종료까지 관찰하였다. 식물 생장상의 환경조건은 온도 25℃, 상대습도 60%, 광도 1,000LuX (12h 명기/12h 암기)로 설정하였다.
매일 오전 9시 30분에 절화수명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인 생 체중 변화율, 수분 흡수율, 화경을 측정하였다. 생체중은 총 무게(절화+용액+화병)를 측정하고 용액과 화병의 무게를 뺀 값으로 농가에서 수확한 당일을 0일로 설정하였으며, 0일의 무게와 비교해서 생체중 변화량(%)을 계산하였다. 흡수량은 하루 전일의 화병과 용액무게에 조사당일 화병과 용액무게를 뺀값으로 계산하였다. 절화수명 종료일은 절화의 관상가치가 떨어지는 시점으로 결정하였고, 꽃잎 탈리, 꽃목 굽음, 잎의 황화현상이 일어난 시점을 절화수명이 종료되었다고 기록했 다. 절화의 절단부 박테리아 수를 측정하기 위해 각 처리구에 침지한지 2일차에 3M Pipette Swab(3M Pipette Swab Plus+, 3M Korea Ltd., Korea)를 사용하여 절단부 끝의 세균을 채취 후 일반세균용 Petrifilm(3M PetrifilmTM, 3M Korea Ltd., Korea) 에 분주했다. 세균은 항온기(SJ-808SR, Sejong Scientific co., Korea) 28℃에서 48시간 배양하였으며, 처리구당 반복수는 3 개로 균의 발생 유무를 조사하였다.
통계처리
조사한 항목들은 SPSS 프로그램(SPSS 22.0 Statistic, SPSS Inc., USA)을 통해 실시하였다. 절화수명은 ANOVA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Duncan 분석을 사후검정으로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절화 거베라의 개화양상과 절화수명 종료시점의 모습은 Fig. 1과 같았다. 거베라의 개화양상은 첫 수확 후(Fig. 1A), 8일 동안 생육한 정상적 꽃모양(Fig. 1B), 잎의 탈리가 일어나 기 직전 모습(Fig. 1C)으로 진행되었으며, Fig. 1C의 모습은 절화수명이 종료된 시점으로 판단하였다. 그 밖에 꽃 잎의 황 화현상(Fig. 1D), 꽃잎 조기 위조(Fig. 1E), 꽃목 굽음현상(Fig. 1F)이 일어났을 시에도 절화수명 종료시점으로 설정하였다.
절화 거베라에 대한 천연추출물의 절화수명 효과를 검정하 고자 조사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혼용처리구 A, B, C, D는 각각 16.5, 16.0, 17.8, 16.8일 이었으며, 단용처리구 E, F, G 는 각각 16.1, 20.5, 20.5였다. 대조구 Chrysal과 Floralife는 14.8, 18.8일이었다. F,G 와 Floralife를 제외한 나머지는 통계 적으로 유의미한 차이(p<0.05)를 보였으며 절화수명이 가장 길었던 처리구는 F, G였다. 이는 절화수명이 대조구 Chrysal 보다 5.7일정도 늘어난 효과를 보였다. 또한 F, G처리구는 절 화수명이 Floralife보다 1.7일정도 늘어났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Garden Ghost’의 절화수명은 혼용처리구에 비해 단용처리 구에서 연장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보존용액의 화학물질이 저 농도일 때 식물의 수분흡수가 유리하다는 연구(Park et al. 2011)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나 단용처리구인 E와 혼용처리 구인 A, B, C, D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황련은 거베라의 절화수명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절화 거베라의 생체중 변화율은 천연물의 경우는 1일차에 최대치에 도달하고 절화수명종료까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 냈다. 반면에 대조구는 3일차까지 증가하고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Fig. 3A). 이러한 결과는 다른 품목 장미(Kim and Lee 2001), 국화(Lee et al. 1996)보다는 감소 시점이 더 빠르게 나 타났으며 수국(Lee et al. 2019)과 거베라의 다른 품종(Kim et al. 2004) 연구와 일치하였다. 모든 처리구에서 생체중 증가 폭은 약 6.0%이상이 되었으며 가장 높게 증가한 처리구는 Floralife로 3일차에 13.8% 증가하였다. 초기 생체중보다 감소 하는 시점은 천연물의 경우 5일차부터 진행되며 대조구의 경 우는 9일차부터 진행되었다. 절화수명이 길었던 F, G는 생체 중 변화량이 일정하게 감소하는 반면에 절화수명이 짧은 다른 처리구들은 급격한 감소를 보였다. 이는 거베라의 생체중의 급격한 감소가 이뤄지면 절화수명이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Kim et al. 2004).
흡수량 변화율과 생체중 변화율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Fig. 3B). 1일차 때 최대흡수량에 도달하였으며 이후에는 점 차 감소와 소폭증가를 반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1일차에 흡수 량이 가장 높았던 처리구는 C처리구와 Floralife로 각각 6.3mL, 6.2mL였다. 이는 HQC와 같은 살균효과가 있는 용액 이 수분 흡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Doi and Reid 1995)와 유 사한 결과를 보였다. 추가적으로 Floralife의 성분은 당과 살균 제가 포함되어 있는데(Song et al. 2019), C처리구가 Floralife 보다 1일차 흡수량이 높았다는 사실은 황련과 치자를 혼용 시 에 항균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러 천연물들 이 혼합된 고농도의 처리구는 절화수명이 짧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고농도의 혼용처리구를 처리했을 때 저농 도보다 줄어든 수분포텐셜로 인하여(Halevy and Mayak 1981) 식물체의 수분흡수가 지속되지 않아 절화수명이 보다 짧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1일차 흡수량 전체평균은 5.3mL였으며, 절 화수명이 짧았던 처리구(A, B, C, D, E)들은 16일차에 흡수량 이 2mL 이하로 낮아졌다. 그에 반해 절화수명이 길었던 처리 구(F, G, Floralife)들은 16일차 이후에도 2mL 이상의 흡수량 을 유지했다. 이는 흡수량이 장기간 유지 될수록 절화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수분균형 변화의 경우도 흡수량 그래프와 거의 비슷한 양상 을 보여줬다(Fig. 3C). 모든 처리구에서 1일차에 수분균형 최 대치에 도달하고 3일차 부터는 Floralife를 제외한 모든 처리 구에서 음수값으로 전환되었으며, 절화수명 종료시점 까지 음 수값을 유지했다. 이는 품종별 거베라 절화수명 결과와 일치 했다(Kim et al. 2004). 이런 결과를 보인 이유를 분석한 결과 절화 거베라의 증산량은 1일차부터 절화수명 종료일까지 4±1.5mL로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흡수량이 수분균형을 결정 하는데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장미의 경우 수분균형이 ‘0’이하로 떨어지는 시점부터 노화양상(꽃목굽음, 청색화현상)을 보인다고 하였지만(Lee et al. 2019) 그 결과와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다.
꽃의 품질 및 노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관찰 할 수 있는 화 경의 변화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Fig. 4) 단일처리구 F에서 7 일차에 초기 값보다 24.2% 증가하여 가장 높은 값을 보여줬 다. 이 결과는 대조구에서 절화수명이 길었던 Floralife의 화경 최대값인 117.9%보다 약 6.3% 높은 결과를 보여줬다. 이 결 과는 절화 장미와 백합에서 절화수명이 긴 처리구가 최대 화 경 또한 크다는 결과와 유사한 결과(Ren et al. 2017)를 보였 다. 특별히 Floralife의 꽃의 품질의 경우 6반복에서 대다수의 꽃이 황화 현상을 보였는데(Fig. 1D), 용액의 살균성분이 지속 되면 절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절화 거베라의 처리구별 박테리아 결과(Fig. 5), 대조구 Chrysal과 Floralife에서는 균 검출이 되지 않았다. 천연물 처 리구의 경우 균이 상대적으로 적게 검출되었던 C처리구와 Chrysal과 Floralife의 공통점은 초기 흡수량 및 생체중이 높게 나왔으며, 이 결과는 황련과 치자를 혼용했을 시 상승효과로 항균력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절단부의 박테리아 증 식 억제는 수분흡수 상승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Kim and Lee 2001;Lim and Oh 2011)를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고 농도의 살균성분이 절화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 으며(Lee and Kim 2013;Xie et al. 2008), 오히려 황련, 치자 의 항균성분이 절화수명을 단축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추 가적으로 F, G처리구에서 Chrysal과 Floralife와 비해 균발생 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절화수명이 연장되었다는 사실을 미 루어보면 절화 거베라에 발생한 박테리아는 절화수국에서 발 생한 박테리아와 같이(Lee et al. 2019) 절화수명에 크게 영향 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천연물 황련, 관중, 치자는 시판되는 절화수명 연장제와 절화수명연장의 측면에서 비견되는 결과를 보여줬 으며, 절화수명연장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천연물질을 활 용한 절화수명연장제는 친환경성과 안정성에서 큰 의의를 가 질 것으로 사료되며 또한 절화 품질 향상을 위한 친환경제제 의 산업화 확장은 소비자의 안정성 보호 뿐만 아니라 시대 요 구에도 부합되는 것으로 친환경 농업에 기여할 것으로 사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