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장미는 국내 절화 판매량의 27.3%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품 목이다(MAFRA 2021). 절화 시장에서 소비자의 화훼 구매요 인은 신선도(29.0%), 모양과 크기(15.0%), 향기(13.0%), 꽃의 개화 정도(12.0%), 색깔(11.7%), 가격(10.3%), 꽃의 수명(6.0%) 순으로 나타났다(Lim et al. 2013). 소비자는 꽃의 모양이나 색상뿐만 아니라 신선도 또한 중요한 관상 항목으로 인식하므 로 절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품질 유지가 필 수적이다(Lee et al. 2018). 수확 후 저장 및 유통 단계에서 절 화장미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은 시간(14.9%), 온도 (15.9%), 상대습도(13.7%), 에틸렌(8.4%), 박테리아(16.9%), 곰팡이(16.0%) 등이 있다(Hoogerwerf et al. 1988). 또한, 저 장 방식에는 건식 또는 습식, 상온 또는 저온 조건으로 나뉘며 그 중 습식·저온 처리가 절화수명 연장에 가장 효과적이다 (Bang et al. 1999). 수확 후 적절한 환경 관리와 신속한 유통 은 절화 품질 유지에 중요하지만, 국내 절화 유통은 다소 복잡 하고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적 어도 3~5일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aT 2020;Park and Kim 1998). 따라서 절화수명의 연장기술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효과적이다(Lim et al. 2014). 장미의 경우 상대적 으로 절화수명이 짧기 때문에 다양한 절화수명 증진 연구가 수행되어 왔지만(Lee and Kim 2020a;Lee et al. 2018), 수확 후 일정 기간의 저장에 따른 절화수명과 품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 절화 시장에 고품질의 장미를 유 동적으로 공급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증진시키고 화훼 소비 를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절화 저장성에 관심을 가 지게 되었다(Oh and Lee 2019; Yeon and Kim 2017).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수확 후 절화의 저장 기간이 저장 후 절화의 수명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품질이 유지되는 저장 기간의 한계시점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식물 재료

식물재료로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장미농가에서 재배 중인 ‘엔틱컬’(Rosa hybrida ‘Antique Curl’) 절화를 이용하였다. 2021년 7월 14일 수확한 절화를 농가 보유 저온저장고(4℃)에 서 약 3시간 수돗물을 충분히 흡습시킨 후 서울시립대 환경화 훼연구실로 습식 수송하였다. 수송 후 장미 절화들은 추가 절 단 없이 그대로 보존용액(1% Floralife express clear 200, FloraLife, USA)에 20cm 정치한 다음 4℃ 암조건의 저장고에 서 저장 처리를 실시하였다. 저장 기간은 무처리(0), 1, 3, 5, 7일로 구분하였고, 저장 환경은 Table 1과 같다. 농가 생산 후 국내·외 화훼시장까지의 출하기간을 고려하여 저온저장 기 간을 0~7일로 설정하였다.

절화수명

저장 처리가 끝난 절화를 절화수명실험실(Table 2)로 옮겨 65cm로 재절단하고 화경으로부터 세번째 잎까지 남기고 모두 제거하였다(Lee and Kim 2014). 1,515 mL 수돗물(무처리) 또 는 보존용액(1% Floralife express clear 200, FloraLife, USA) (Lee and Kim 2020b;Ha et al. 2017)이 담긴 플라스틱 화병 (2L)에 절화를 4송이씩 정치한 다음 실험을 진행했다. 생체중, 줄기 직경, 꽃의 크기 및 개화단계가 균일한 절화를 120송이 선발하여 저장 기간(5처리) 및 보존제 유무(2처리)에 따라 12 송이씩 처리하였다(n=12).

절화수명 및 품질 상태를 알아보고자 2일 간격으로 오전 10 시에 생체중, 수분흡수량, 절화수명 종료 증상을 조사하였다. 이틀 간격으로 측정한 절화의 생체중을 초기 생체중으로 나누 고 백분율하여 상대 생체중을 계산하였으며(Lee and Kim 2018), 수분흡수량은 화병의 감소된 용액 무게를 절화 수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절화수명 종료는 꽃목굽음, 꽃잎 탈리, 꽃 잎 시듦, 잿빛곰팡이 감염이 관찰되었을 때를 기점으로 하였 고, 그 기준은 Table 3과 같다.

엽록소 형광

저온 저장에 따른 식물의 생리활성 변화를 알아보고자 엽록 소 형광(chlorophyll florescence)을 측정하였다(Jung 2002). 저온 저장이 끝날 때마다 3송이씩 무작위로 선정하여 화경으 로부터 5번째 5매엽의 5번째 소엽을 대상으로 엽록소 형광을 측정하였다(LI-6800, LI-COR Biosciences, Lincoln, USA).

통계분석

통계분석 프로그램 SAS 9.4(SAS Institute, Cray, NC, USA) 를 이용하여 ANOVA(analysis of variance)와 DMRT(Ducan’s multiple range test)를 유의 확률 5% 수준으로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저장 기간과 절화수명

저장 기간에 따른 절화수명은 3일 저장까지는 무처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양호했으나, 5일 저장부터 점차 낮아지고 저장 7일에는 현저하게 감소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저장 5, 7일 처리구에서는 보존제 처리 여부와 상관없 이 절화수명이 무처리구에 비해 평균 27%, 43% 감소하였다 (Table 4). 한편,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대 생체중의 증가 폭은 작았던 반면, 수분흡수량은 대체로 높아졌다(Fig. 1, 2), 이것은 수분 손실의 주된 원인인 증산 작용이 저장 기간이 증 가함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Pauri et al. 2017).

절화를 여름철 실온에서 저장하면 상대적인 고온으로 인해 호흡량이 증가하지만 저온 저장은 호흡을 억제시켜 노화를 늦 출 수 있다(Kim et al. 2012;Yoo and Roh 2015). 하지만, ‘Antique Curl’의 경우 저온 저장 기간이 5일 이상 지속되면서 수명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하였고, 저장 기간이 증가하면서 잿빛곰팡이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3). 암조건의 저장 환경에서 장기간 탄소동화작용 없이 호흡에 의 한 동화산물 소비가 저장 이후 절화의 수명에 영향을 주었고, 특히 습식으로 인해 저장고의 상대 습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형성됨에 따라(80%, Table 1) 부생성인 잿빛곰팡이의 발생을 촉진한 것으로 판단된다(Lee and Kim 2020;Kim et al. 2012). 따라서 ‘Antique Curl’의 절화수명 품질을 유지시키는 저장 한계 시간은 72h(3일)과 120h(5일) 범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절화 보존제 처리 유무와 절화수명

절화 보존제는 절화장미 ‘Antique Curl’의 상대 생체중 유지 기간을 약 2배 증가시키고(Fig. 1), 수분흡수량도 증가시켰다 (Fig. 2). 증산과 수분흡수 비율이 동일해지면 상대 생체중이 증가하다가 감소하기 시작하게 된다(Park et al. 2014). 본 실 험에서는 보존제 무처리구에는 4일차에 변화가 나타났으나, 보존제 처리구에서는 6일차로 약 2일 정도 지연시켰으며 상대 적으로 수분 균형 유지에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보 존제 처리구의 수분흡수율은 무처리구에 비해 11% 높았으며, 6일차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절화수명은 종료현상 발생 일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 보존제 처리구는 저장 기간과 관계없이 무처리구에 비해 약 1.1배 증가했으나 유의적 차이 는 없었다(Table 4). 절화 보존제에는 탄수화물, 살균제, 에틸 렌 억제제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분 손실량을 줄이 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Hwang 2009). 하지만 ‘Antique Curl’의 경우 상대적으로 절화수명이 길고, 보존제 처 리구와 무처리구 모두 저온저장 기간동안 보존용액에서 보관 되었기 때문에 보존제의 효과가 적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 다. ‘Antique Curl’의 절화수명 종료 증상은 주로 꽃잎 시듦, 잿빛곰팡이, 꽃목굽음 순으로 많이 발생하였는데, 보존제 처 리구에서 꽃목굽음 현상이 14.5% 감소하였다(Fig. 3). Bang et al.(1999)은 절화 보존제에 포함된 에티오닌(ethionine)이 리그닌 함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꽃목의 경도 증가를 유도하 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실험에서도 보존제가 꽃목 굽음 억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저장 기간과 엽록소 형광

F_v/F_m은 최대양자수율을 의미하며 F_v, 즉 F_m – F_o는 크고 F_m 이 작을수록 증가하게 된다(Oh et al. 2014). 일반적으로 잎에 서 F_v/F_m이 0.78~0.84 범위일 때 식물이 광생리적으로 건전하 고, 이것보다 낮은 경우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었음을 의미 한다(Stirbet and Govindjee 2011). ‘Antique Curl’의 경우, 저 장 유무와 저장 기간에 따른 F_v/F_m 값의 유의적 차이는 보이 지 않았으며 모두 0.78~0.84 사이 값으로 확인되었다(Fig. 4). 따라서 본 실험에서 설정한 7일간의 저온저장 환경은 ‘Antique Curl’ 절화에 대해 광생리적 활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절화 장미 ‘Antique Curl’에서 5일 이상의 저온 저장은 절화수명과 품질감소에 영향을 주었고, 절화 보존제에 의한 절화수명 연장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꽃목굽음 완화에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한 품종 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품종을 대상으로 한 저장성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