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한라개승마(Aruncus aethusifolius (H.Lév.) Nakai)는 한라 산 중턱 이상 냇가나 바위 틈 또는 정상 부근 바위 지대에서 자생하는 다년초 식물이며(Lee 2007;Seo 2004;), 초장은 약 20cm 가량 자란다(Lee 1996). 줄기에 잎은 어긋나게 자라고 깃꼴로 갈라지는 2회 3출엽이다(Song and Yoon 2003). 갈래 조각은 달걀형으로 끝이 길게 뾰족해지고 가장자리가 결각 모 양으로 갈라진다(Song and Yoon 2003). 황백색 꽃이 연달아 피며, 꽃잎과 꽃받침은 각각 5개이고 꽃잎은 꽃받침에 붙어핀 다(Seo 2004;Lee 1996;Lee 2007). 개화시기는 8월로, 원추상 총상꽃차례를 가지고 있다(KNA 2022). 한라개승마는 최근 야 생화 농가들을 중심으로 분화 또는 조경용으로 생산되고 있으 며, 관상용으로 유망한 식물이다.
한라개승마는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장미과의 특산식물이다 (Chung et al. 2017). 특산식물(endemic plants)이란 지리적으 로 국한된 한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식물을 뜻하며 특산식 물이 멸종한다는 것은 곧 지구상에서 그 종이 멸종한다는 것 을 의미한다(KNA 2022). 또한 산림청 한국희귀식물목록집에 서는 현재 한라개승마를 위기종으로 분류 하고있다. IUCN(세 계자연보전연맹)에서는 희귀식물목록을 위한 평가 범주를 크 게 야생에서의 멸종(EW), 멸종위기종(CR), 위기종(EN), 취약 종(VU), 약관심종(LC) 및 자료부족종(DD)의 6가지로 분류하 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산종이면서 희귀종인 식물은 멸종위기 에 처하기 쉽다(Marcer et al. 2013).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생지 확인 및 유전자원의 현지내외 보전이 필요하다(KNA 2008).
종자는 일반적으로 취급하기가 쉽고, 저장 시 유전적 안정성 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SD Dojiode 2001). 종자를 효율적으로 발아시키기 위해서는 휴면 유형을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Baskin and Baskin(2004)은 휴면유형을 생리적휴면 (PD), 형태적휴면(MD), 형태생리적휴면(MPD), 물리적휴면 (PY), 조합휴면(PD+PY) 5가지로 분류했다. 이 중 PD유형은 휴 면의 깊이와 발아특성에 따라서 non-deep PD, intermediate PD, deep PD의 세 가지로 나누고 있으며(Baskin and Baskin 2014), Aruncus속의 일부 종은 PD로 분류 된 바 있다(Baskin and Baskin 1998).
한반도에는 눈개승마(A. dioicus (Walter) Fernald)와 한라 개승마 두 분류군이 자생하고 있다(Lee 2007). Aruncus속 눈 개승마는 저온습윤 저장기간이 길어질수록 치상 후 종자의 최 초발아일이 앞당겨지고 최종발아율에 도달하는 기간 또한 짧 아졌으며, 차광율이 높아질수록 종자의 발아율이 낮아지는 경 향이 확인되었다(Song et al. 2015). 같은 속인 A. dioicus 종 자를 저온습윤처리 한 결과, 대조구에서 1% 미만의 발아율을 가진 종자가 45일 저온습윤처리를 하였을 때 90% 이상 발아 를 하였으며, 다른 장소에서 채종한 종자도 모두 발아율이 60 일 저온습윤처리 기간을 가졌을 때 대조구에 비해 50% 이상 발아율이 상승하여 최종발아율이 모두 80% 이상 올라간 것을 확인하였다(Giannì et al. 2018). 그러나 한라개승마 종자 발 아에 대한 연구는 현재 연구 된 바가 없으며, 본 연구의 목표 는 종자의 발아 생리를 연구하여 종자를 이용한 효과적인 대 량증식방법을 확립하는 것이다.
재료 및 방법
실험 재료
본 실험에서 사용한 한라개승마 종자는 2019년 11월 3일 한택식물원에서 채종한 종자를 실험에 사용하였다(Fig. 1). 또 한 2019년도에 발아시켜 확보한 유묘를 생육시켜 포지에 이식 하였다. 이후 안동대학교 유전자원포지에서 관리하여 2020년 11월 10일 수집한 종자도 실험에 사용하였다. 채종한 종자는 상온에서 일주일 건조 한 후 정선하여 실험에 사용되기 전까 지 저온 4°C 냉장고에서 저장용기에 실리카겔을 넣고 함께 밀 봉하여 보관하였다.
기본 특성
종자의 기본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종자의 길이(mm), 너 비(mm), 100립중(mg)을 측정하였다. 길이와 너비는 20립의 평균을, 무게는 100립을 5반복하여 평균을 측정하였다. 종자 의 내외부 형태 관찰을 위해 양면면도칼을 이용하여 종자를 반으로 자른 후, USB현미경(AM3111 Dino-Lite premier, ANMO Electronics Co., Taiwan)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실체현미경 (SZ4045, Olympus Optical Co. Ltd., Japan)을 사용하여 배의 추가적인 성장을 확인하기 위해 채종 직후와 발아직전의 배의 길이를 비교하였다. 종자가 불투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 기 위하여 수분흡수율을 측정하였다. Petri dish에 여과지 두 장을 깔고 증류수를 첨가한 후 20립씩 4반복하여 배양하였다. 수분 흡수 전 초기 무게와 배양 후 3, 6, 9, 12, 24, 48, 72, 96시간이 경과 한 종자를 Petri dish에서 분리하여 무게를 측 정하였다. 그리고 수분흡수 정도는 %Ws = [(Wh-Wi)/Wi] × 100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이 식에서 Ws = 증가 된 종자 무게, Wh = 수분흡수 후 경과 시간때의 종자 무게, Wi = 종자 초기 무게를 의미한다.
종자발아의 식물계절성(phenology)
실제 자연 환경에서 한라개승마 종자의 발아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안동대학교 실험 포지에 자생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여 발아율과 유묘출현율을 알아보았다. 2020년 11월 10일에 채종 한 종자들을 원예용상토(CP, Baroker, SeoulBio, Seoul, Korea) 를 채운 플라스틱 화분 4개에 모래와 종자를 20립씩 넣은 매쉬망 을 2cm 깊이로 묻어 매주 발아율을 확인하였다. 유묘출현은 원예용 상토를 채운 플라스틱 화분 4개에 20립씩 2cm 깊이로 종자를 묻었다. 플라스틱 화분은 지면과 맞추어 땅에 묻었으며, 매주 유묘출현율을 확인하였다. 온도 데이터 로거(Watch Dog Model 1450; Spectrum Technologies, Inc., Plainfield, IL, USA) 를 토양 2cm 아래에 설치하여 지온을 30분마다 확인하였다. 발아 율, 유묘출현율은 수치가 늘어나지 않을 때까지 조사하였다.
광·온도 조건
광·온도 조건 실험에서 광조건은 명조건과 암조건으로 나 누어 배양하였고 온도조건은 4°C, 주야 변온 15/6, 20/10, 25/15°C로 나누어 배양하였다. 명조건의 경우, 12/12h(Light/ Dark)의 환경에 Petri dish를 배양하여 실험을 진행하였고, 명 조건에 조사한 광의 PPFD는 58.79 μmol·m-2·s-1이다. 암조 건은 명조건과 동일한 환경에 Petri dish를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 24시간 암조건을 유지하였다. 온도조건에서 4°C는 콜드 랩 챔버(HB-603CM, HANBAEK-Scientific, Korea, Bucheon) 에 배양을 하였고, 15/6, 20/10, 25/15°C는 멀티룸 챔버 (HB-302S-4, HANBAEK-Scientific, Korea, Bucheon)에 각각 배양하였다.
저온습윤처리
저온습윤처리가 종자의 휴면타파와 발아촉진에 미치는 효과 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 실험을 진행하였다. 2019년 11월 3일 채종한 종자는 0, 2, 4, 8, 12주 동안 저온습윤을 실시하였으며, 2020년 11월 10일 채종한 종자는 0, 4, 8, 12주 동안 저온습윤을 실시하였다. 각 종자는 Petri dish에 치상하여 처리를 하였다. 저온습윤처리는 4°C로 설정된 콜드랩챔버(HB-603CM, HANBAEKScientific, Korea, Bucheon)를 사용하였으며, 저온습윤처리가 끝나면 25/15°C의 주야 변온으로 이동하여 조사되었다.
GA3 처리
GA3 처리가 종자의 휴면타파와 발아촉진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종자를 실온(22~25°C)에 서 GA3(MBcell, Cat. NO : MB-G5512, Korea) 용액을 0(증류수), 10, 100, 1000mg·L-1의 농도에 24시간 침지하였다. 그 후 베노 밀(Benomyl, FarmHannong, Seoul, Korea) 500mg·L-1 용액에 4시간동안 소독 한 뒤 치상하였다. 치상된 Petri dish는 15/6, 25/15°C 멀티룸 챔버(HB-302S-4, HANBAEK-Scientific, Korea, Bucheon)에 각각 배양하였다.
후숙(dry after-ripening) 기간에 따른 처리
2020년 11월 10일 채종한 종자를 사용하여 후숙기간에 따른 휴면타파 및 발아촉진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종자들을 채종한 뒤 0, 2, 4, 8, 12, 19, 26주 실온에서 후숙처리를 진행하였다. 0, 2, 4, 8, 12주동안 후숙 처리 한 종자는 15/6°C와 25/15°C에 배양하였고 19, 26주 후숙처리 한 종자는 25/15°C에서 배양하였 다. 19주 후숙처리 한 종자는 GA3 100mg·L-1 와 Fluridone 10mg·L-1을 처리하였고, 4°C 챔버에서 저온습윤처리를 4, 8주 하여 배양하였다. GA3 와 Fluridone 처리는 종자를 용액에 24시 간 침지하였다. 그 후 베노밀(Benomyl, FarmHannong, Seoul, Korea) 500mg·L-1 용액에 4시간동안 소독 시킨 뒤 배양하였다. 26주 후숙처리한 종자는 무처리구와 GA용액 1000mg·L-1에 24 시간 침지하여 처리하였다. 그 후 베노밀(Benomyl, FarmHannong, Seoul, Korea) 500mg·L-1 용액에 4시간동안 소독 시킨 뒤 배양 하였다. 후숙기간에 따른 처리 실험은 멀티룸 챔버(HB-302S-4, HANBAEK-Scientific, Korea, Bucheon)에 배양하였다.
조사방법 및 통계 처리
한라개승마 종자의 소독은 GA3 처리구를 제외하고 모두 베 노밀(Benomyl, FarmHannong, Seoul, Korea) 500mg·L-1 에 24시간 침지 처리한 후 Petri dish(90x15mm)에 여과지 두 장 을 증류수를 첨가 한 후 실험에 사용되었다. 후숙처리기간 19, 26주를 제외한 처리는 20립 4반복으로 치상되었으며 후숙처 리기간 19, 26주는 20립 3반복으로 치상되었다. 모든 처리구 는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파라필름으로 밀봉되었다. 페놀로지 실험을 제외한 처리들은 종자 발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6주동안 1주 간격으로 발아율이 조사되었으며, 모든 발 아 기준은 유근이 1mm 이상 돌출하였을 때를 기준으로 하였 다. 실험 간의 반복 수에 따라 반복 측정 후 평균±표준오차로 나타냈다. 통계처리 및 분석을 위해 그래프는 Sigma Plot 10.0(SPSS Inc., Chicago, IL, USA)과 SAS 9.4(SAS Inst. Inc., Cary, NC, USA)를 사용하였다. 각 발아시험 결과는 Duncan's Multiple Range Test로 검정되었다. 초기 배와 발아 직전의 E:S ratio 분석은 t-test를 이용하였다. 모든 통계적 분석은 유 의수준 5%에서 검정되었다.
결 과
종자의 기본 특성
2019년 종자는 길이 1.49±0.03mm, 너비 0.45±0.01mm, 100립중 7.0±0.1mg로 나타났고 2020년의 경우 길이 1.50± 0.03mm, 너비 0.43±0.01mm, 100립중 7.2±0.4mg로 나타났 다(Table 1). 종자의 기본특성은 두 해에서 길이, 너비, 100립 중 모두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Table 1). 한라개승마 종자 의 불투수성 확인결과 수분흡수 실험 3시간만에 초기 건조상 태의 무게보다 25% 이상 무게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 으며, 24시간 만에 약 50% 정도 수분을 흡수하였다(Fig. 2). 종자는 타원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표면이 어두운 갈색을 띄고 있었다(Fig. 3A). 배를 확인한 결과 완전히 자라 있었으 며(Fig. 3B), 추가적인 배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유근이 돌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라개승마 종자는 유근이 돌출(Fig. 3C) 된 뒤 떡잎이 나오며(Fig. 3F), 그 후 본엽이 출 현하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3G).
종자발아의 식물계절성(phenology)
2020년 11월 12일부터 발아율이 안정될 때 까지 조사를 한 결과 한라개승마 종자는 탈리시점부터 겨울까지 약 4개월 동 안 발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봄이 되어 점차 온도가 올라가 기 시작하며 2021년 3월 25일 첫 발아가 관찰되었으며(Fig. 4), 이 때 지온의 하루 최고온도는 18.3°C, 최저온도는 4°C, 평 균온도는 약 10°C로 기록되었다. 발아율은 2021년 4월 22일부 터 안정되었으며, 이때의 최종 발아율은 평균 52.6±5.15%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통하여 한라개승마 종자는 탈리 된 후 바로 발아하지 않고 겨울을 지나 봄에 발아 하기 시작하는 것 을 알 수 있었다.
광·온도 조건의 영향
2019년에 채종한 종자는 4°C에서 명조건과 암조건 모두 6 주차까지 발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Fig. 5). 명조건에서 15/6, 20/10, 25/15°C는 발아율이 각각 91.07± 4.06, 93.61±4.72, 98.75±1.25로 90% 이상 발아 하였으며, 온 도가 높아질수록 발아소요일수가 단축되는 경향을 볼 수 있었 다(Fig. 5). 그에 반해 15/6, 20/10, 25/15°C 암조건의 발아율 은 각각 17.46±3.62, 2.88±1.44, 7.27±3.17로 명조건에 비해 상당히 낮은 발아율이 나타났다(Fig. 5). 2020년에 채종한 종 자의 경우 2019년 종자와 마찬가지로 4°C에서 명조건과 암조 건 모두 6주차까지 발아를 전혀 하지 않았다(Fig. 5). 하지만 2019년에 채종한 종자와는 다르게 15/6, 20/10, 25/15°C에서 각각 41.65±1.6, 50.41±6.77, 36.49±1.53로 최종발아율이 50%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조건 15/6, 20/10, 25/15°C에서의 발아율은 각각 10.51±2.17, 2.5±1.4, 1.25±1.25로 나타났으며, 2019년 채종한 종자와 동일하게 명 조건에 비해 암조건에서 발아율이 특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5). 공통적으로 2019년과 2020년 종자 모두 암조 건에 비하여 명조건에서 발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 다. 이 실험에서는 2019년과 2020년 종자의 발아율이 눈에 띄 게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온습윤처리
2019년에 채종한 종자는 대조구와 비교하여 저온습윤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록 발아소요일수가 크게 앞당겨지는 것을 확 인할 수 있었다(Fig. 6). 특히 12주차의 경우 1주만에 96.59± 2.17로 최종발아율까지 도달하였다. 저온습윤기간 8주, 12주 에서는 저온습윤처리 기간 내에도 발아를 하는 것을 확인하였 다(Fig. 6). 2020년에 채종한 종자의 경우에도 2019년에 채종 한 종자와 마찬가지로 저온습윤처리 효과가 확인되었다. 저온 습윤처리 기간 0, 4, 8, 12주의 1주차 발아율은 각각 1.04± 1.04, 14.08±2.57, 14.43±1.97, 29.73±4.47로 대조구에 비하 여 저온습윤처리를 한 경우에 발아율이 높아졌다. 저온습윤처 리는 실험결과, 발아소요일수 또한 단축시켜주는 것을 확인하 였다(Fig. 6). 특히 저온습윤처리 기간 12주의 경우 다른 습윤 기간에 비해 최종발아율에 더 빠르게 도달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6).
GA3 처리
2019년에 채종한 종자의 경우, GA3 용액을 0, 10, 100, 1000mg·L-1 처리한 뒤 25/15°C에서 배양하였을 때 2주차의 발 아율은 각각 49.28±9.02, 44.34±5.79, 65.01±2.38, 91.77±3.6 로 나타났다. 종자는 GA3농도를 높게 처리 할 수록 발아소요일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최종발아율은 모두 95%이상 확인되었다(Fig. 7). 15/6°C에서 GA3 용액 0, 10, 100, 1000mg·L-1 처리 시 2주차의 발아율은 9.70±3.34, 6.13±1.29, 9.30±0.12, 15.25±4.00으로 나타났다. 25/15°C와 마찬가지로 GA3 농도를 높게 처리 할 수록 발아소요일수가 줄어드는 것을 경향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최종발아율이 90%이상 확인되었다(Fig. 7). 2020년 종자의 경우, GA3 용액을 0, 10, 100, 1000mg·L-1 처리 한 뒤 25/15°C에서 배양하였을 때 6주차 최종발아율이 각각 27.83±3.24, 16.02±2.55, 22.14±2.95, 20.43±4.09로 GA3 농도 에 관계없이 모두 30%이하로 저조한 발아율이 확인되었다. 15/6°C에서 GA3 용액 0, 10, 100, 1000mg·L-1 처리 시 6주차 최종발아율이 각각 17.68±2.40, 7.95±1.86, 13.02±3.43, 18.01 ±1.65로 GA3 농도와 관계없이 모두 20%이하의 낮은 발아율이 확인되었다(Fig. 7).
후숙기간에 따른 처리
2020년 11월 10일 채종한 종자로 0, 2, 4, 8, 12주 후숙처리 를 한 결과, 25/15°C 에서 배양 4주차에 각각 36.08±1.44 33.11±1.64 38.60±4.73 30.46±2.2 24.96±3.65로 나타났다. 후숙처리 0, 2주와 12주는 유의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마찬가 지로 6주차의 경우도 동일한 유의성이 확인되었다(Fig. 8). 15/6°C 에서 배양한 결과 처리구간 유의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12주 후숙기간에서 가장 낮은 발아율이 나타났다(Fig. 8). 종 자를 19주간 후숙하여 실험한 결과 GA용액 100mg·L-1 +Fluridone 10mg·L-1에서 최종발아율이 46.02±4.19로 나타 났으며, 저온습윤처리를 4주, 8주 하였을 때 최종발아율이 각 각 46.66±5.02, 59.55±5.65로 나타났다(Fig. 9A). 종자를 26 주간 후숙하여 무처리구와 GA용액 1000mg·L-1 처리하여 실 험한 결과, 1주차의 발아율이 각각 0, 18.06±2.15로 나타났으 며, 2주차의 발아율은 각각 35.51±1.09, 48.48±0.76로 나타났 다. 최종발아율이 각각 52.80±7.79, 54.48±1.19인 것을 감안 한다면 GA용액 1000mg·L-1을 사용하였을 때 발아소요일수 가 앞당겨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9B).
고 찰
종피나 과피의 불투수성으로 인하여 생기는 휴면은 물리적 휴면으로 분류한다(Baskin and Baskin 2003). 이때, 종자가 투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종자 초기 무게의 20% 이상 수분을 흡수 하는 것이다(Baskin et al. 2000;Baskin and Baskin 2003). 한라개승마 종자의 불투수성 확인 결과 수분흡수 실험 3시간만에 초기 건조상태의 무게보다 약 25% 이상 무게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으며, 24시간 만에 약 50% 정도 수분을 흡수하였다(Fig. 2). 따라서 한라개승마 종자는 물리적휴면(PY)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라개승마 종자의 배를 관찰한 결과, 추가적인 배의 성장 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Baskin and Baskin (1998)은 종자가 탈리되는 시점에 배가 완전히 자라 있으나 발아가 30일 이상 지연될 경우 생리적휴면유형으로 분류하였 다. 따라서 미발달 된 배에서 나타나는 형태적휴면(MD)은 없 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PD는 휴면의 깊이에 따라서 non-deep PD, intermediate PD, deep PD 세 가지로 나누고 있으며 (Baskin and Baskin 2014), 저온습윤처리, GA처리, 후숙처리 에 의한 발아 반응에 따라서 휴면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Non deep PD를 가진 종자들은 2개월 이내의 저온습윤처리, 후숙 (dry after-ripening), GA처리에 의해 휴면 타파가 가능하다 (Baskin and Baskin 2004). 또한 후숙처리는 생리적휴면을 타 파시키기 위한 저온처리 기간의 단축 등 효과가 보고되었다. Intermediate PD를 가진 종자들은 GA를 통하여 휴면이 타파 되는 종이 일부 존재하며, 2-3개월의 저온습윤처리와 후숙처 리를 통하여 휴면타파에 영향을 받는다(Nikolaeva 1696). Deep PD는 GA처리가 종자의 휴면을 타파시키지 못하고 3개 월 이상의 저온습윤처리를 통해 휴면이 타파된다(Baskin and Baskin 2004). 본 실험결과 채종 년도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 데, 2019년 종자의 경우 약 20% 미만, 2020년도 종자의 경우 약 50% 정도는 생리적휴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2019년에 채종한 종자의 광·온도 조건에 대한 영향을 실험 한 결과, 명조건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발아하는 데에 더 짧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암조건에서는 온도에 관계없이 모두 평균 20% 이하의 낮은 발아율이 나타났다. 또한 명조건과 암조건에 관계없이 4°C 에서는 0%의 발아율이 나타났 다. 2020년에 채종한 종자의 경우 2019년에 채종한 종자와 마찬 가지로 명, 암조건에 관계없이 4°C에서 발아하지 않았고 암조건 보다 명조건에서 더 높은 발아율이 확인되었다. 이 실험 결과는 한라개승마 종자가 광발아종자임을 의미한다.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Ficus속 세 종도 암조건에서 전혀 발아하지 않았으며 (Hui Chen et al. 2013), Stenocereus stellatus 종자 또한 암조 건에서 전혀 발아하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Mariana Rojas- Arechiga et al. 2001). 마찬가지로 Eremochloa ophiuroides 종 자의 경우에도 명조건이 종자의 발아를 촉진하였다(JC Delouche 1961). 그러나 저온습윤처리 실험에서 저온습윤처리 중에 발아 를 하는 것으로 보아 저온에서도 발아가 가능하지만, 발아하기 까지 일정기간이 소요된다고 판단된다.
2019년 채종한 종자의 저온습윤처리 배양 1주차 실험결과 의 경우, 저온층적처리 기간이 길수록 발아소요 일수가 단축 되며, 발아율이 높게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2020년 채종한 종 자 또한 배양 1주차에 처리 별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Agrimonia pilosa Ledeb 종자의 경우에도 무처리구에 비하여 저온습윤처리를 20일간 진행하였을 때 발아소요일수가 단축 되었으며, 40일 이상 처리하였을 경우 저온습윤처리 진행중에 도 발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Lee et al. 2000).
2020년 채종한 종자를 실온에서 0, 2, 4, 8, 12주 동안 후숙한 뒤 25/15°C, 15/6°C 두 가지 온도에서 배양한 결과, 두 가지 온도 에서 모두 12주 후숙한 처리구가 가장 발아율이 낮은 결과를 확인하였다(Fig. 8). 그러나 후숙 처리를 실온에서 19주 이상 하였을 때에는 저온습윤 및 호르몬 처리에 따른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Fig. 9). 후숙 처리를 하지 않고 4, 8주 저온습윤처리를 한 경우 2주차 발아율이 25%미만이었으며, 최종발아율 또한 30% 미만으로 확인되었다(Fig. 6). 그러나 19주 후숙 처리 후 저온습윤처리를 4, 8주하여 배양하였을 때, 2주차 발아율은 각각 45.21, 59.55%로 더 높은 초기 발아율이 확인되었다(Fig. 9). 26주 이상 후숙 처리를 하였을 때 GA 처리가 무처리구에 비하여 발아를 앞당기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며, Eremurus anisopterus (Xanthorrhoeaceae; Liliaceae s.l.) 종자 또한 후숙기간이 길어 짐에 따라 GA에 대한 반응성이 증가하였고 발아율 또한 상대적 으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Jannathan et al. 2014). 선행연구 결과, 후숙기간에 따른 휴면 타파는 여러 종자에서 확인되었다. Lyshcis wilfordii(Regel) Maxim 종자 같은 경우에 도 0, 3, 6, 9주 동안 후숙처리를 하였을 때 0, 3, 6주에서는 발아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9주 처리에서 발아율이 증가하는 것을 보았다(Ryu et al. 2017). Lamiophlomis rotate, Marmoritis complanatum(Labiatae)종자 또한 후숙처리한 종자가 유의하게 발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D.-L. Peng et al. 2018). 종자의 휴면에서 후숙처리는 PD를 타파하는데 필요한 저온처리 기간의 길이를 감소시키며(Nikolaeva 1696), 후숙처리를 계속 하게되면 조건부 휴면상태인 종자는 휴면이 타파되게 된다. 따 라서 종자가 조건부휴면에서 휴면이 타파됨에 따라 발아 반응에 변화가 생긴다(Baskin and Baskin 1985).
한라개승마 종자는 2019년 채종한 종자에 비하여 2020년 채종한 종자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발아율이 나타났으며, 광·온도 실험 외에도 저온습윤처리 실험, GA3 처리 실험에서 도 마찬가지로 저조한 발아율이 나타났다. 2020년에 채종한 한라개승마 종자는 발아촉진처리를 하지 않으면 4주차에 50% 미만의 발아율이 나타났다. 종자휴면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 인에는 온도, 모수의 영양 및 물리환경, 서식지의 평균 강수 량, 고도 등이 있다(Fenner 1991;Phihppi 1993;Dome 1981). 일반적으로 계절이 있는 곳에서는 온도는 발아 시기와 가장 관련이 높다(Probert 2000). 같은 종이라고 하더라도 발아의 양상이 다를 수 있으며, 반응은 부분적으로 환경의 온도와 생 리적 휴면 상태 사이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된다(Daniel Chamorro et al. 2018). 따라서 이러한 차이가 채종지의 환경 에 의한 것인지, 채종 종자 자체의 활력 등에 따른 영향인지는 추후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Aruncus속 식물 Buck’s beard[Aruncus dioicus (Walter) Fernald (Rosaceae)]의 종 자는 수집지역에 따라서 종자의 무게가 달랐으며, 발아율 또 한 각기 다르게 측정되었다(Giannì et al. 2018). 국내에서 실 험한 눈개승마(A. dioicus)의 경우, 저온층적처리 후에 20°C에 배양하였는데, 대조구는 30% 미만의 발아율을 보였고 45일 이상 층적처리를 하여 2주 내에 80% 이상의 발아율을 보였다 (Song et al. 2015). 이는 같은 속(genus)에 속하는 종이지만 종간 차이(interspecific variation)로 인해 발아를 위한 적정 환 경요인이 다름을 시사한다. 본 실험에서 2019년 채종한 종자 와 2020년 채종한 종자 사이에 발아율의 차이가 나타났다. 2019과 2020년 모두 채종 후에 긴 저장기간 없이 실험에 사용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종자발아 양상이 분명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라개승마 종자는 서로 다른 채종지의 환경 적 요인이 종자의 발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환경요인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본 연구에서는 밝히 지 못하였다. 이는 향후 희귀, 특산식물의 보존을 위한 종자기 반 연구에 있어서 채종지의 환경에 따른 발아특성을 구명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